티메프, 해외직구 종료 예고…‘판매자 모시기’ 경쟁 치열해지나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한 시민이 티몬 본사 앞을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티몬·위메프가 큐익스프레스와 진행하는 해외직구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사실상 티몬위메프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관련 서비스도 종료할 수 있어서다. 업계는 티몬위메프에서 빠져나온 해외직구 수요를 잡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의 해외직구 서비스 ‘T프라임’, ‘W프라임’ 운영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서비스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해외직구 상품을 구매하면 큐익스프레스가 진출한 해외거점을 활용해 물류를 배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는 매각을 추진 중인 티몬위메프가 향후 큐텐과 선을 긋기 위해 큐익스프레스와 사업을 중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큐텐이 인수한 인터파크커머스는 큐익스프레스와 선보인 해외직구·역직구 전문 플랫폼 ‘인팍쇼핑’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만 티몬 관계자는 “현재 주문을 해도 배송이 지연되거나 불가능한 상태”라며 “결제가 취소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공지했으나, 아직 서비스 종료를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외직구 채널이 사라진다면 티몬과 위메프의 경쟁력은 하나 더 사라지게 된다. 실제 해외직구 시장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해외직구 규모는 2조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 급증했다. 분기 기준 해외직구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올해 1분기 티몬과 위메프에서 프라임 서비스 등을 통한 해외직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1%, 25% 증가했다.

환불정산 지연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외직구 판매자들은 이탈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결국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아우르는 ‘탈(脫)티메프족’을 잡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한층 심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G마켓과 옥션 등 경쟁사들은 해외직구 판매자 입점을 지원하거나 관련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사태로) 다른 이커머스 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그러나 티몬·위메프를 제외한 경쟁 이커머스의 이용률이 높아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티몬과 위메프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각각 0.6%, 7.7%씩 감소한 434만7000여 명, 399만3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11번가는 2.9% 증가한 733만여명, 5위 G마켓은 4.7% 늘어난 520만4000명이었다.

일각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티몬위메프를 인수해 해외직구 사업을 이어갈 가능성을 제기한다. 해외직구뿐만 아니라 역직구 시장까지 노릴 수 있어서다. 티몬위메프 역시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역직구 사업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경쟁력은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는 전날 공식 입장을 통해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위메프를 인수할 계획이 전혀 없으며, 관련 기업과 접촉한 사실도 없음을 공식적으로 확인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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