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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앞서 고민에 빠졌다. ‘깜깜이 매각’을 두고 시장에서 나오는 잡음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한양학원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와 사전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LF가 최고가를 부르면서 '거래 적정성' 논리 만들기도 난제로 떠올랐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당초 이날 한양학원이 KCGI로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으나 매도자인 한양학원 측에서 공정성 이슈와 관련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학원 측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거절했다.
한양학원은 재단법인인만큼 매각 절차에 대해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원매자로부터 인수의향서(LOI) 수령한 이후 예비입찰과 실사, 본입찰 등 경영권 거래와 관련된 절차를 건너뛰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초 한양학원은 KCGI와 수개월 간 한양증권 매각을 두고 사전 협상을 벌였으며 거래 구색을 갖추기 위해 LOI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현재 LOI를 제출한 곳으로는 KCGI, LF, 케이엘앤파트너스·HXD화성개발 컨소시엄, 케이프증권 등 5곳으로 파악된다.
한양학원이 LOI를 받으면서 변수도 등장했다. 매도자 측 예상과 달리 LF가 높은 가격을 부른 탓이다. LF는 한양증권의 인수가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CGI와의 논의된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지만 LF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전해진다. 매도자 측에서 거래 공정성을 고려하면 최고가를 써낸 원매자와의 거래가 합리적이다.
최고가 입찰 원칙을 무시한다면 잡음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소문대로 KCGI에 한양증권을 넘길 경우 이번 딜이 진성매각으로 평가 받기 어려울 수 있다. 한양학원이 유동성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한양증권을 KCGI에 잠시 맡겼다가 추후 다시 사오는 ‘파킹 거래’로 의심 받을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미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매각 이후에도 지분 일부를 남기는 것과 관련해서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번 거래 대상은 한양증권의 지분 약 30%다. 한양학원은 보유 지분 16.29% 중 4.99%를 남기고 11.3%를 매각하며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은 약 4.05%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거래 이후에도 한양학원과 김 이사장의 합산 지분율은 약 9%로 2대주주로 남는다.
IB 업계 관계자는 “거래 구조가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현 시점에서 파킹딜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의심 받을 여지는 있다”라며 “한양학원 측도 공정성 이슈를 감안해 우협 선정 등 의사결정을 미룰 수 있다는 분위기 조성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