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싱턴리조트 충주의 부총지배견(犬) 케니. [켄싱턴리조트 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입사 4개월 만에 승진이라니….”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리조트 충주(이하 켄싱턴)에는 모든 직원의 부러움을 사는 동료가 있다. 입사 4개월 만에 부총지배인과 동급으로 승진한 직원이다. 페어웰(Farewell) 서비스에, 그리팅(Greeting) 서비스, 수영장 서비스까지 배운 대로 척척 해낸다.
주인공은 켄싱턴의 부총지배견(犬) ‘케니’다. 2021년 4월 생으로 올해 3살이 됐다. 객실을 숙소로 쓰며 출퇴근하는 어엿한 직원이다.
켄싱턴 관계자는 “켄싱턴리조트 충주가 펫 프렌들리 리조트로 운영되고 있어 국내 호텔 및 리조트 업계에서 처음으로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을 직원으로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케니는 2021년 6월에 켄싱턴리조트 충주에 입사했다. 생후 2개월 되던 때다. 숙소도 객실 3층으로 배정됐다. 룸메이트인 리조트 직원도 생겼다. 룸메이트는 케니의 출퇴근을 돕는다.
켄싱턴리조트 충주의 부총지배견(犬) 케니. [켄싱턴리조트 제공] |
케니는 모든 호텔리어가 그러하듯 견습(見習), 아니 견습(犬習) 생활을 거쳤다. 리조트 건물 숙지와 외부 점검부터 고객 응대까지, 꼼꼼히 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권순범 총지배인이 직접 맡았다. 한 달 뒤 견습 딱지를 뗀 케니는 정식 사원증(이름표)을 달았다.
케니의 업무는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 사무실에 출근한 뒤 아침밥을 먹고 때로는 ‘멍푸치노’를 마신다. 멍푸치노는 커피 색깔이 나는 개 전용 음료다. 이후에는 외부 점검을 위해 산책을 나간다. 켄싱턴 관계자는 “조식을 먹은 뒤 일단 산책을 한 뒤 반려동물 고객이 불편해할 만한 장애물이나 위험 요소는 없는지 꼼꼼히 살핀다”고 말했다.
주요 업무는 ‘동물고객 응대’다. 오전 11시부터는 체크아웃하는 동물 고객을 위해 페어웰 서비스를 진행한다. 페어웰 서비스 이후에는 점심시간이다. 개껌으로 양치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호텔 직원에게 ‘청결’은 목숨과도 같다.
오후 3시가 되면 체크인하는 동물 고객을 맞기 위해 로비로 나간다. 그리팅 서비스다. 이 업무가 끝나면 리조트 정문 앞에 위치한 펫 파크에서 동물 고객을 응대한다.
켄싱턴리조트 충주의 부총지배견(犬) 케니. [켄싱턴리조트 제공] |
여름에는 케니의 업무가 많아진다. 리조트 내 개장한 ‘멍 물놀이장’이에서 동물 고객들의 물놀이 지원 서비스를 한다. 동물 고객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저녁이 되면 케니는 사무실로 향한다. 케니도 이 때 저녁 식사를 한다.
사무실은 총지배인과 같이 쓴다. 켄싱턴 관계자는 “산책 후 사무실로 복귀할 때나 밥을 먹고 난 뒤 케니는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총지배인 자리 밑에 앉아 기다린다. 총지지배인이 출근할 때도 깍듯이 인사를 한다. 총지배인의 눈에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권 총지배인은 입사 4개월 된 케니를 부총지배견(犬)으로 임명한다.
케니의 하루는 오후 8시가 되면 마무리가 된다. 긴 하루를 마치고 나면 다시 3층 숙소로 향한다. 켄싱턴 관계자는 “낮잠을 위해 중간중간 휴게시간이 길다 보니 오후 6시가 아닌 8시에 퇴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물권 이슈가 있어 케니가 지쳐 보이면 바로 휴식을 취하게 한다”며 “하루 8시간 근무는 가급적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케니의 활약으로 리조트 재방문 고객이 많아졌다고 한다.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 역시 지난해 견(犬)습생을 채용했다.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에서 업무를 익히고 있는 반려견 이름 역시 케니다. 케니는 켄싱턴의 ‘켄’에서 따왔다.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의 케니. [켄싱턴리조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