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우이 산불 피해자들 소송 ’40억3700만달러 배상’ 합의

전기회사가 절반가량 부담…내년 하반기 지급 예상

지난해 8월 10일(현지시간) 촬영된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피해 지역 라하이나
지난해 8월 10일(현지시간) 촬영된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피해 지역 라하이나[AFP 연합 자료]
 

지난해 8월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피해자들이 지역 전력망 관리업체와 행정 당국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이 약 40억달러 규모의 배상금 지급으로 결론나게 됐다.

3일(현지시간) 하와이주(州) 정부에 따르면 이 소송의 피고인 전력망 관리업체 하와이안 일렉트릭과 주 정부, 마우이 카운티 등은 개인 및 집단 소송을 대리하는 원고 측 대표 변호사와 배상금에 합의하고 소송을 모두 매듭짓기로 했다.

피고들은 산불 피해자 약 2천200명을 포함해 배상을 요구한 모든 사람에게 총 40억3천700만달러(약 5조5천억원)를 함께 지급하기로 했다.

이 합의는 앞으로 사법부의 검토와 승인을 거쳐야 하며, 주 정부가 기여하는 금액은 주 의회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실제 배상금 지급은 내년 중반께부터 시작될 것으로 주 정부는 예상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일반적으로 이런 대규모 산불 관련 민사 소송이 해결되는 데 수년이 걸린 데 비해 이번 소송이 1년 안에 해결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번 합의가 주민들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와 모회사인 하와이안 일렉트릭 인더스트리(HEI)가 이번 소송 합의금 중 19억9천만달러(약 2조7천100억원)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합의금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액수다.

지난 2일(현지시간)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진행 중인 산불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 건설 공사
지난 2일(현지시간)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진행 중인 산불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 건설 공사[AFP=연합]

 

AP통신에 따르면 산불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길버트 키스-아거란은 이번 합의금에 대해 “형편없이 부족하다”면서도 주요 피고인 하와이안 일렉트릭의 한정된 자산과 파산 가능성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받아들여야 할 금액이었다고 말했다.

1년 전 화재로 집을 잃은 피해자 토머스 레너드는 소송 당사자간 합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을 반기며 “우리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무언가가 생겼다. 재건을 위해서는 그 돈이 필요하다”고 AP에 말했다.

지난해 8월 8일 마우이섬 서부 해안마을 라하이나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총 102명의 사망자를 내고 3천에이커(12.1㎢)가 넘는 면적을 태웠으며 2천200여채의 건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 산불은 하와이 역사상 최악의 재해로 기록됐다.

마우이 카운티와 피해 주민들은 강풍으로 끊긴 전선에서 튄 불꽃을 화재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전력망 관리업체인 하와이안 일렉트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은 또 당국이 화재 경보를 즉각 발령하지 않아 대피를 지연시켰다며 마우이 카운티와 주 정부를 상대로도 소송을 냈다.

AP는 이 산불과 관련해 제기된 소송이 총 600여건에 달한다고 전했다.(L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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