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설계결함·반독점 조사…엔디비아 줄악재에 서학개미 ‘악’소리 난다

젠슨 황 엔디비아 최고경영자(CEO) [연합]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차세대 칩 출시 연기에 이어 반독점 조사, 주가 버블 평가까지….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 엔디비아에 악제가 이어지면서 엔디비아 주식은 물론, 여타 IT(정보기술)주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엔디비아 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손실이 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3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출시가 당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늦춰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고객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다른 1곳의 클라우드 업체에 AI 칩 신제품 블랙웰 B200 생산 지연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는 생산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늦게 발견된 결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4’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Blackwell)’을 소개하고 있다. 황 CEO의 오른손에 있는 것이 ‘B100’, 왼손에 있는 것은 이전 세대 제품인 ‘H100’이다. [김현일 기자]

엔비디아는 현재 반도체 생산업체인 TSMC와 새로운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 1분기 내에 이 칩을 대량 생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이미 MS와 구글, 메타 등이 해당 칩을 수백 억달러(한화 수 십조원)어치를 주문한 상태다.

엔비디아 대변인 존 리조는 해당 칩 생산에 대해 "하반기에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 밖의 다른 소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에서 AI 칩 신제품 B200이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CNBC 방송 인터뷰에서 B200 칩 가격이 3만∼4만 달러(약 4000만∼5400만원)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엔비디아가 컴퓨팅 시스템에 새 칩을 포함할 예정이며, 가격은 제공되는 가치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B200은 현존하는 최신 AI 칩으로 평가받는 엔비디아의 호퍼 아키텍처 기반 H100의 성능을 뛰어넘는 차세대 AI 칩이다. 주요 IT 기업들은 이 칩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9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덴버 콜로라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컴퓨터 그래픽과 대화형 기술에 관한 프리미어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엔디비아는 차세대 칩 설계 결함에 이어 미국 정부의 반(反) 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2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 엔비디아가 시장 지배력을 악용해 경쟁사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사들에 보복을 위협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지난달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인 프랑스가 엔비디아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재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헤지펀드 엘리엇은 최근 고객들에게 엔비디아 주가는 버블(거품) 상태이며 AI 붐은 과장되어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전했다.

FT는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계속 대규모로 구매할 지 여부는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AI 사용이 기대되는 분야 중 상당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거나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엘리엇은 예상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6월 한때 미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라섰고 장중 주가가 140달러를 넘기도 했지만, 지난 2일 종가는 107.27 달러 30% 가량 내려온 상태다. 엔디비아는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미국 주식으로, 5월말 현재 서학개미들의 보유 규모는 110억2798만 여 달러(한화 15조146억 여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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