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명’ 속 요동치는 최고위원 순위…남은 43% 권리당원 표심에 달렸다[이런정치]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김두관, 김지수 등 3명의 당 대표 후보와 8명의 최고위원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텃밭인 호남 순회 경선까지 마무리되면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는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굳혔지만 최고위원 후보 순위는 변동이 계속되고 있다. 전체 권리당원 124만여명 중 43.5%에 달하는 54만여명이 분포한 서울·경기·대전·세종 표심에 따라 당선권 후보들이 현재 기록 중인 순위도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민석 후보는 현재까지 치러진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당초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김 후보는 1주차 경선에선 4위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후 이 후보의 지원 덕에 2주차에선 2위로, 3주차인 지난 주말에는 정봉주 후보를 꺾고 선두에 올라섰다. 당선권 밖에서 출발한 한준호 후보도 ‘명심(明心, 이재명의 마음)’을 얻고 3위로 부상했다. 당내에선 당 대표 연임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 후보의 의중이 최고위원 선출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이 후보의 반응에 따라 권리당원 수가 많은 서울과 경기도 등 경선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뒤따른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으로 밀고 있는 김 후보는 1위로 올라왔고, 한 후보도 급상승을 했다”며 “반면에 순위가 떨어진 나머지 후보들은 불만이 상당한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의 지지자들이 투표에 가장 적극적이기 때문에 이 후보 말 한마디에 다른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선권 진입에 성공한 민형배 후보의 최종 당선 여부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하위권인 7위에 머물던 민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와 전남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5위로 급상승했지만,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김병주·이언주 후보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민주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한 인사는 헤럴드경제에 “민 후보가 전보다 많은 표를 얻긴 했지만, 투표 참여율이 높지는 않았다”며 “전체 권리당원 수의 33%를 차지하는 호남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확보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심장이 호남이라는 말이 옛말이 됐음을 보여준다”며 “당의 중심이 되는 서울과 경기에서의 투표 결과가 최종 순위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락세를 겪고 있는 정 후보의 최종 순위도 당내 관심사다. 8명의 후보 중 유일 원외 인사로 선두를 차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던 정 후보가 앞선 경선 결과 내리 1위를 차지하자 당내에선 “막말 등 각종 논란에 휘말렸던 인사가 수석 최고위원을 맡아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중진 의원은 “초반 1위를 하던 정 후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득표율이 떨어졌다”며 “수도권에서는 더 낮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30년 간 당을 지킨 대의원들도 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경기, 14일 대전과 세종, 17일 서울 합동연설회 및 순회경선을 남겨 두고 있다. 오는 18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온라인) 14%, 권리당원 투표(온라인+ARS) 56%, 국민 여론조사 30%를 최종 합산해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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