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발리드와 똑같은 경기장 진천선수촌에 만들었다”…양궁신화 정의선 회장이 끌고, 현대차그룹 밀었다 [파리2024]

정의선(윗줄 가운데) 현대차그룹 회장과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 선수단, 코치진이 파리 대회를 마친 지난 4일(현지시간) 화이팅 자세를 하며 전 종목 석권을 축하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전 종목 금메달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한국 스포츠계의 새 역사를 썼다.

이번 신화에는 선수 개개인과 코치진의 피나는 노력과 함께 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현대자그룹의 일관되고 진정성 있는 지원 역시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회장, 현장 준비 진두지휘…정신적 멘토 역할까지= 정 회장은 파리 올림픽을 위해 개막 이전부터 모든 준비 과정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궁협회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대통령 프랑스 순방길에도 바쁜 일정을 쪼개 파리 현지 상황을 사전에 점검한 것은 물론 개막식 전부터 현지에 미리 도착해 우리 선수들의 전용 훈련장과 휴게공간, 식사, 컨디션 등 준비 상황을 꼼꼼하게 살폈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올림픽 양궁 모든 주요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양궁협회 관계자, 프랑스 현지 교민들과 선수들을 직접 응원했다. 또한 시상식 때마다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정 회장은 정신적 멘토 역할에도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 단체전 결승 상대가 개최국 프랑스로 정해지자 정 회장은 선수들에게 “홈팀이 결승전 상대인데 상대팀 응원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겠냐”며 “주눅 들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자. 우리 선수들 실력이 더 뛰어나니 집중력만 유지하자”며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현대차그룹 양궁 기술 지원 그래픽 [현대차그룹 제공]

▶“슈팅 로봇부터 소음 훈련까지”…현대차그룹의 맞춤형 전방위 지원 호평= 그룹 차원의 맞춤형 지원도 스포츠계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여년 동안 양궁협회를 한결같이 지원해 왔다.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양궁협회와 함께 전방위 맞춤형 지원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 올림픽 양궁경기장인 앵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진천선수촌에 건설했고, 예상되는 현지 음향과 방송 환경 등을 적용해 모의대회를 준비했다.

아울러 전북현대모터스와 협의해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소음 적응 훈련을 진행한 것은 물론 파리의 센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이라는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여주시 남한강변에서 환경적응 훈련도 시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전용훈련장과는 별도로 경기장에서 약 300m 거리에 선수단 휴게 공간을 마련해 시합과 연습 틈틈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대회 기간 선수들이 안정적인 심리상태와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스포츠심리 전문가·정신건강의학 전문의도 동행하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양궁협회와 기술 지원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을 지원해 왔다.

김우진 선수가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를 활용해 훈련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제작한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대한양궁협회 제공]

또한 현대차그룹은 선수들과 코치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선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 감각을 향상시키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슈팅 자세를 정밀 분석해 완벽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어디에서든 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를 도입했다.

또한 ▷3D 프린터로 선수의 손에 최적화해 제작한 ‘선수 맞춤형 그립’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파악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고정밀 슈팅머신’ 등을 선수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한편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의 투명한 운영시스템도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 자리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체계적인 지원은 하되, 협회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운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명성이나 과거 성적보다는 현재의 성적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 코치진 역시 공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발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한양궁협회 회장사로서 양궁협회의 미래 혁신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양궁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글로벌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후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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