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절반을 해외서…‘에쎄 신화’ 비결은 프리미엄” [인터뷰]

김혜수 KT&G 브랜드실장. [KT&G 제공]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1년 중 절반을 해외에 있었습니다. 제품 출시를 위해 시장을 조사하고, 출시 이후에도 관리를 위해 각국을 방문합니다. 전 세계 132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었던 비결이죠.”

김혜수(50) KT&G 브랜드실장은 지난 2004년 KT&G에 입사해 20년간 브랜드를 관리한 베테랑이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김 실장은 “시장 현황을 분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에쎄, 보헴, 레종 등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듬고, ‘글로벌 빅 브랜드’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대표 브랜드는 '에쎄'다. 1996년 11월 1일에 출시한 에쎄는 20년간 국내 담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지난해 기준 국내 궐련 담배 시장 점유율은 약 35%였다. 그는 “KT&G 브랜드실은 사업의 최전선에서 제품을 개발해 에쎄처럼 점유율을 확보하고, 브랜드 개발과 관리를 총괄하는 부서”라고 소개했다.

현재 브랜드실 인력은 26명이다. 국내팀이 3개, 글로벌팀이 4개다. KT&G가 해외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에쎄 브랜드가 작년까지 국내에서 4965억 개비가 팔리는 사이, 해외에서도 4051억 개비가 판매될 정도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에쎄는 ‘초슬림’이라는 특징을 앞세워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수출 초기 해외에서는 낯선 형태였다. 국가별로 제각각인 광고 규제와 판매 방법도 진입장벽이었다. KT&G가 꺼낸 카드는 ‘프리미엄’이었다. 김 실장은 “개발한 신기술을 가장 먼저 에쎄에 도입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했다”며 “국가별로 소비자 기호에 맞게 현지화 제품을 내놓으면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KT&G가 인도네시아에서 판매하는 ‘주아라’ [KT&G 제공]

실제 KT&G는 인도네시아에서 향신료의 일종인 정향을 활용한 ‘에쎄 크레텍’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작년에만 42억 개비 이상이 팔렸다. 그는 “(에쎄는) 현재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동 등 90여 개국에 수출되며 KT&G의 위상까지 높이고 있다”며 “특히 초슬림 담배 분야에서는 2014년 이후 10년간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제 공항을 찾는 건 김 실장에겐 일상이다. 그는 “두 달에 한 번은 해외 출장을 간다”면서 “다양한 국가에서 판매처의 진열장을 확인하고, 소비자와 판매자 이야기를 들으면서 전략을 고심한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사용한 설문지를 활용하면 뭔가 놓치는 기분이 든다”며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을 처음부터 분석하고, 이와 관련된 질문지를 만들어야 정확하게 해당 시장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KT&G는 해외 공장을 통해 시장 접근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008년 튀르키예, 2010년 러시아에 공장을 설립했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회사를 인수하며 생산 기반을 갖췄다.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에도 신공장을 조성하고 있다. 튀르키예에서는 설비 증설이 한창이다. 그는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면 인근 국가까지 유통하는 데 유리하다”며 “관세, 물류 등 혜택은 덤”이라고 말했다.

해외 궐련 사업은 KT&G가 중장기 비전에서 전자담배, 건기식과 함께 제시한 3대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실제 해외 궐련 판매 수량은 2021년 388억개비, 2022년 494억개비, 2023년 532개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김 실장은 “KT&G가 자본지출(CAPEX) 투자, 주주환원 등을 이어가는데 해외 궐련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에 맞게 브랜드실에서도 모든 역량을 다해 해외시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수 KT&G 브랜드실장. [KT&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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