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제비·송판 격파에 파리 시민들 눈 휘둥그레…‘태권도의 시간’ 시작

파리 시청 앞 광장서 태권도 시범 공연

세계태권도연맹 등 단원 21명 2주간 맹연습

격파쇼·품새시범에 파리 시민들 환호·박수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청 올림픽 응원 팬 존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이 격파 시범을 보이자 파리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8시 30분께 프랑스 파리 시청 앞 광장. 18세기 혁명 당시 수많은 처형이 이뤄지기도 한 프랑스의 역사적인 장소에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공연이 펼쳐졌다. 바로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과 이탈리아태권도협회 시범단이 선보이는 태권도 공연이었다.

태권도복을 입은 21명의 남녀가 음악에 맞춰 날카로운 기합을 지르며 절도 있는 동작을 하자 광장에 들어찬 수천명의 시민들은 호기심을 숨기지 못했다. 대형 스크린에서 생중계되는 올림픽 경기보다 공연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단원이 공중제비를 돌다가 솟구친 후 발등으로 천장 근처에 설치된 송판을 두동강 내자 순식간에 광장은 환호와 박수 소리로 가득찼다. 또 다른 단원이 검은 띠로 눈을 가린 채 송판을 두 장 연속으로 격파하자 이를 지켜본 관중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격파쇼’ 이후 이어진 품새 시범에서 단원들이 동시에 ‘악’하고 기합을 지르자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공연은 올림픽이 열리는 파리에서 태권도를 홍보하기 위해 WT 소속 시범단 10명과 이탈리아태권도협회 소속 시범단 11명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이었다. 이들은 나일한 단장의 지휘 아래 2주간 구슬땀을 흘리며 합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WT 소속으로 무대에 선 단원 가운데 일부는 2021년 미국 방송 NBC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 결승에 오르기도 했다.

21명의 단원들의 ‘도심 한복판’ 시범은 조정원 WT 총재와 안 이달고 파리시장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2017년 난민 지원 사업을 맡은 태권도박애재단의 첫 번째 친선 도시로 파리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시작된 인연이 이번 시범 공연으로까지 이어졌다.

2024 프랑스 파리 올림픽이 한참 진행 중인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파리 시청 올림픽 응원 팬 존에서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이 태권도의 힘이 담긴 시범을 보이자 파리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파리에 태권도의 화려함을 알린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올림픽에도 태권도의 시간이 찾아온다. 오는 7일부터 파리의 명소인 그랑 팔레에서 남자 58㎏급·여자 49㎏급 경기로 올림픽 태권도 일정이 시작된다.

이날 시범 현장을 찾은 조 총재는 “오늘 와서 보니까 여기 관중들께서 다 만족하신 것 같다”며 “이번 시범이 세계적으로, 특히 프랑스에서 태권도 인구가 더 증가하는 데 기여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권도가 파리 대회를 통해 일곱번째 올림픽을 치른다. 이번에 배정된 그랑 팔레는 그간 태권도가 지나온 올림픽 경기장 중 최고”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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