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만류하는 주변국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해당 사안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측이 3일 아랍 외교관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대응이 전쟁을 촉발해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살해당하자 이란을 비롯한 ‘친이란’ 세력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앞서 미국은 유럽과 중동 정부들에게 확전 방지를 위한 메시지를 이란 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측은 “이란이 해당 사안에 자제를 보인다면 마수드 페제스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은 서방 세계와의 관계가 좋아질 기회”라고 전했다. 미국 측이 전달을 부탁한 메시지에는 군사 긴장 완화를 위해 미국 역시 이스라엘을 압박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은 이란 측에 “이스라엘에게 단계적으로 (공격 수위를) 완화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내용도 전했다.
미국은 중동 전역이 전쟁에 휘말리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키울 방안으로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을 비롯한 역내 대리세력을 동원하는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란과 하마스를 비롯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친이란 무장조직들은 하니예 사망 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만약 보복이 현실화할 경우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서면 중동 전역이 전화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으로 전면전이 발발하면 중동 지역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수 있다.
중동 지역 안보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미국은 이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했다. 미국 국방부는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