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W “이란, 미군도 표적”…네타냐후 “무거운 대가 치를 것”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 간의 국경을 초월한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헤즈볼라가 발사한 로켓을 요격하고 있다. [AFP]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이 임박한 가운데 이란이 미국 군대 등을 표적에 포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를 겨냥한 어떠한 공격이든 무거운 대가를 받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이 미국 군대도 표적에 포함하는 등 타격 극대화를 위해 입체적인 공격 계획을 세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란의 공격이 이르면 5일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ISW는 이번 이란의 공습은 지난 4월 이스라엘 공습보다 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이란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지만, 발사체의 99%가 이스라엘과 미국에 격추됐다.

또한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기 위해 친이란 지원을 받는 등 발사체의 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이란의 영향권에 있는 이라크 민병대 등 ‘저항의 축’ 자원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가까운 레바논이나 시리아, 이라크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이나 드론은 이스라엘 방공망에 훨씬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1000km 이상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격추할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레바논과 시리아, 이란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더 짧은 시간에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사망한 후 지난 3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해 수십발의 로켓을 발사한 바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발사한 로켓들이 갈릴리 상공에서 방공망에 의해 격추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많은 로켓이 아이언돔(이스라엘의 저층 미사일 방어체계)에 가로막혔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교란하기 위해 목표물의 수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ISW는 레바논과 예멘, 이라크가 한군데의 표적에 집중하고, 이란이 더 다양한 표적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란이 이번 공격에서 미군을 동시에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4월 공격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도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했기 때문이다.

이란의 공격이 임박하면서 이스라엘은 긴장하고 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주간 내각 회의 시작 전 “이스라엘이 이미 이란의 악의 축에 맞서 다중의 전쟁을 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강력한 힘으로 악의 축의 모든 무기를 타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오니즘 지도자 제프 자보틴스키의 추모식에 참석해서도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공격과 방어 양쪽에서 어떤 시나리오든 준비돼 있다”라며 “나는 적들에게 반복해 말한다. 우리는 대응할 것이며 어느 구역에서든 우리를 겨냥한 어떠한 공격이든 무거운 대가를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 그 하수인들은 테러로 우리를 둘러싸고 목을 조르려고 한다”라며 “우리는 가까운 곳과 먼 곳, 모든 전선과 모든 영역에서 그들에 저항하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가자지구, 예멘, 베이루트 등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장거리 공습이 가능하다”라며 “평화의 때가 오면 우리와 평화적 관계를 구축하려 하는 이들에게는 손을 내밀 것이다. 평화는 약자가 아니라 강자와 함께 만들어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일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어느 곳에서든 우리에게 가해지는 모든 침략 행위에 무거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강경 발언에 나섰다.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의식한 듯 그는 “이스라엘은 방어적인 것과 공격적인 것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스라엘 당국이 주민들에게는 주택 내 안전한 대피 공간에 음식과 물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 두 명은 블룸버그에 “포격이나 사이버 공격으로 전화선이 끊어질 경우에도 통신이 가능하도록 내각에 위성 전화가 지급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를 중재했던 미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전날 중동 내 미군을 총괄 지휘하는 미국 중부사령부 마이클 에릭 쿠릴라 대장이 중동에 도착했다고 미국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쿠릴라 사령관은 걸프 국가들과 요르단, 이스라엘 등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당국자는 “쿠릴라 사령관은 이번 방문을 통해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방어한 것과 같은 공조를 끌어내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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