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전 대표.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장현국 위메이드 전 대표가 위메이드가 만든 암호화폐 위믹스 유통량을 허위 공지해 코인·주식 매수를 유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 전 대표는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사업 전반을 이끌어 ‘위믹스의 아버지’로 불렸다. 장 전 대표는 2022년부터 월급 전부를 위믹스 매수에 쓸 정도로 신뢰 회복에 공을 들였으나, 검찰은 장 전 대표와 위메이드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5일 장 전 대표와 위메이드 법인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장 전 대표와 위메이드가 위믹스 투자자들에게 공지한 것과 달리 2022년 2월부터 10월까지 3000억원어치의 위믹스를 현금화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2020년 발행한 암호화폐다. 위믹스는 P2E(play to earn) 암호화폐로 주목받았다.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게임 속 아이템을 위믹스 암호화폐로 교환·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믹스는 2022년 1월 대량 매각 논란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구설수에 휘말렸다. 위메이드가 2020년 11월부터 2021년말까지 자사가 보유한 위믹스 약 1억 800만개(총발행량 한도의 10%)를 시장에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투자자들이 반발하자 위메이드는 향후 위믹스 유동화·현금화를 통해 자금 조달을 하지 않고, 유통량을 분기별 보고서를 통해 공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위메이드는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위믹스를 계속해서 유동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코인 1개의 가격을 정해둔 암호화폐를 말한다. 개당 가격이 고정돼있기 때문에 사실상 현금처럼 기능한다.
검찰에 따르면 2022년 2월부터 10월까지 위믹스 코인을 펀드에 투자한 후 스테이블 코인 등 다른 코인으로 회수하거나,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 받으며 위믹스 코인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을 통해 3000억원의 위믹스 코인을 추가로 유동화했다. 위믹스 코인을 시장에 판 것은 아니지만, 현금성이 강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바꿨기 때문에 사실상 현금화·유동화한 것으로 본 것이다.
검찰은 “위믹스 코인 시세 및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유동화를 하지 않겠다고 지속적으로 허위 공지했다”며 “위믹스 코인 유동화 문제로 인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을 오인·착각에 빠뜨리고 위믹스 코인 및 주식을 매수하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무계획적인 위믹스 코인 현금화로 위믹스 코인 유통량이 증가해 (암호화폐) 거래소에 제출한 위믹스 코인 계획 유통량을 초과하게 돼 2022년 12월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를 결정하게 하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장 전 대표나 위메이드가 코인 매수대금을 직접 취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