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 이후 가장 인기있는 선수 ‘젊은 황제’ 듀플랜티스
파리 올림픽서 세계신기록·2연패…리처즈·붑카도 넘어섰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세계신기록 6m25를 달성한 듀플랜티스가 환호하는 모습. [연합=UPI]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스파이더맨’ 아먼드 듀플랜티스(24·스웨덴)가 올림픽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듀플랜티스는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25의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육상 종목의 가장 확실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그는 예상대로 네 번의 점프 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5m70을 1차 시기에 넘은 듀플랜티스는 5m85, 5m95에 이어 6m00도 1차 시기에 차례로 성공하며 순조롭게 금메달을 확보했다. 2위 샘 캔드릭스(미국)는 5m95, 3위 엠마누일 카랄리스(그리스)는 5m90으로 경기를 마쳤다.
듀플랜티스는 6m10도 1차 시기에 성공하면서 지난 2016 리우 대회에서 치아구 브라즈(브라질)가 세운 올림픽 기록 6m03을 여유롭게 넘어섰다. 그 뒤로는 바를 6m25까지 높이며 승부수를 던졌다. 1, 2차 시기에서는 바를 건드렸지만, 3차 시기에서 성공하며 자신이 세운 올 4월 세계기록 6m24를 1㎝ 경신했다.
2020 도쿄 대회에서 6m02로 우승했던 듀플랜티스는 올해 파리에서는 6m25를 넘으며 대회 2연패를 이뤘다. 올림픽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2연패에 성공한 건 1952 헬싱키 대회와 1956 멜버른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밥 리처즈(미국) 이후 68년 만이다.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도 올림픽에서는 1988년 서울 대회 한 차례만 우승했다.
듀플랜티스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지난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세계신기록 6m20을 달성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
듀플랜티스는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은퇴 후 가장 인기 있는 육상 선수로 꼽힌다. 그는 미국 장대높이뛰기 선수였던 아버지 그레그 듀플랜티스와 육상 7종경기·배구 선수로 뛰었던 스웨덴 출신 어머니 헬레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형 안드레아스도 장대높이뛰기 선수다. 듀플랜티스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를 따라 스웨덴 국적을 택했다.
7세 때 이미 3m86을 뛰어 ‘장대높이뛰기 신동’이라고 불렸던 듀플랜티스는 2018년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20세 미만) 세계기록인 6m05를 넘으며 우승해 ‘신성’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9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5m97로 2위를 차지해 성인 국제무대에도 주요 선수로 떠올랐다. 2020년을 기점으로 듀플랜티스는 따라올 자가 없는 ‘올 타임 넘버 1’ 선수로 올라섰다.
듀플랜티스는 2020년 2월 9일 세계육상연맹 인도어 투어미팅에서 6m17을 넘어 2014년 르노 라빌레니(프랑스)가 작성한 종전 실내 세계기록 6m16을 6년 만에 바꿔놨다. 2020년 9월 18일 이탈리아 로마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붑카가 1994년에 작성한 종전 기록 6m14를 1㎝ 넘어선 6m15의 실외 세계신기록도 세웠다. 이후 그는 ‘경쟁자 없는’ 나홀로 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다. 장대높이뛰기 실내외 통합 기록 1~9위 기록(6m25~6m17)을 모두 듀플랜티스가 만들었다.
이날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은 스타드 드 프랑스를 찾아 듀플랜티스가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장면을 직접 관람하고 축하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