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방정부 청사[연합]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란을 피해 외국으로 향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발급되는 비자 자격 심사가 엄격해지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정부 이민국(SEM)에 따르면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스위스에서 특별체류 자격으로 머무는 우크라이나인은 지난달 말 기준 6만6182명이다. SEM은 지난달 말까지 특별체류 자격 신청자 2천500명의 승인이 거절됐다고 밝혔다. 이미 부여됐던 특별 체류 자격이 취소된 사례도 104건에 이른다.
특별체류 자격은 난민 자격 신청의 경우 승인에 시일이 걸린다는 비판을 받아 신설된 자격이다. 1년간 스위스에서 머물며 일할 수 있다. 당초 특별자격의 운영 기간은 1년이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계속 연장됐다. 체류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돌아간 우크라이나인도 2만6000여명에 이른다.
제도 운영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격 심사는 엄격해지는 양상이다. SEM 관계자는 자국 통신사 키스톤-ATS에 “서류 심사를 받는 우크라이나인이 소명해야 할 사안들이 더 복잡해졌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신청이 거절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국을 긴급히 떠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거나 다른 국가에도 거주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결격 사유가 있는지를 더 엄격하게 심사한다는 것이다.
스위스 고용시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별체류 자격으로 스위스에서 일자리도 얻을 수 있는데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SEM에 따르면 근로 연령의 우크라이나 이주민 20%만이 특별체류 기간에 취업한다. 스위스 연방정부가 인도적 배려가 필요한 사람과 더불어 고용시장에 진출하기 적절한 대상자를 가려내기 위해 심사를 엄격하게 운용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