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왼쪽), 정경은. [뉴시스·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안세영(22)이 5일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배드민턴협회를 저격하는 발언을 이어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과거 배드민턴 국가대표로 부당 징계를 받았던 이용대와 국가대표 부정 선발 의혹을 제기한 정경은이 누리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안세영은 시상식이 끝난 직후 “제 부상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실망했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후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된 2018년부터 파리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낼 때까지의 원동력이 ‘분노’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안세영 폭탄 발언 이후 2014년 배드민턴 간판이었던 이용대가 협회 실수로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재조명됐다.
2014년 3월 검사관들이 한국에 방문했을 당시 협회는 이용대의 소재지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9월에는 연맹이 정한 보고 시한을 넘기는 실수를 했다. 11월 불시 검사 때는 이용대가 전주에서 경기 중이었는데 선수촌에 있다고 보고해 세 번의 불시 검사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세계반도핑기구 규정에는 3회 이상 불시 검사에 불응하거나 선수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아 검사할 수 없을 경우 처벌하도록 돼 있어, 이용대는 도핑 불응으로 판정돼 자격정지 1년처분을 받았다. 다만 이후 협회의 행정 착오로 비롯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3개월 만에 징계가 취소됐다.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와 경기를 안세영이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2021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직접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선발전 심사 의혹을 규명해 달라”는 청원을 올린 정경은도 회자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리스트인 정경은은 당시 “선수 선발을 리그전 성적 50%와 심사위원 평가 50%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면서 “본인보다 성적이 낮은 선수가 심사위원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최종 5위 안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심사위원 3명이 본인 팀 선수들을 자기 손으로 직접 심사하는 납득할 수 없는 선발 시스템”이라며 “선수들의 알 권리를 위해 평가항목, 세부체점기준, 심사위원 자격요건, 심사위원 명단까지 투명하게 공개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정경은은 당시 대표선발전에서 9승4패로 공동 7위에 올랐는데, 7승7패를 거둔 선수가 대표팀에 최종 선발됐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운동선수가 실력이 우선이지 심사평가는 뭐냐”, “이참에 배드민턴협회 싹 갈아엎어야 한다”, “이 나라 거의 모든 운동협회에서 권력과 파벌싸움이라니 진짜 놀랍고 웃기는 일이다”, “선수보호와 육성보다는 선수를 ‘사육’하는 임원 및 감독들은 부귀영화만 쫓는 것 아냐”, “배드민턴 협회가 양궁협회처럼 투명하게 변화 하지 않으면 안세영은 다음 올림픽때 귀화할 것”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이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파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