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저 왔어요”…‘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 귀국하자마자 찾은 곳

독립운동가 허석 5대손 재일교포

귀국 후 할아버지 기념비 찾아

“다음 대회 꼭 금메달 따겠다”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가운데)와 김정훈(왼쪽) 경북체육회 감독, 김점두 경북체육회장이 6일 오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허 선수의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제일 먼저 여기 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허미미가 6일 오전 대구 군위군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았다.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 교포다. 3년 전 한국 국적을 택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미는 이날 오전 10시께 김진열 군위군수, 김점두 경북체육회장 등의 환영을 받으며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밝은 웃음을 지으며 참석자들의 기념 촬영 요청에 응했다.

이후 참석자들과 함께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참배하고 당당하게 따낸 올림픽 은메달과 동메달을 기적비 앞에 내려놨다. 참배를 마친 뒤에는 환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허미미는 귀국하고 이곳에 곧장 찾아온 이유를 묻자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제일 먼저 여기 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했는데, 아쉽게 은메달이어서,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 선수가 6일 오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아 참배하고 올림픽 메달을 올려놓고 있다. [연합]

허미미는 ‘할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말을 해주셨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정말 기뻐해 주셨을 것 같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할아버님이 독립운동가라는 걸 알게 됐을 때와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을 땄을 때의 기분’을 묻는 질문에 그는 “사실 처음에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 대표로 시합을 나가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운동을 열심히 하고 다음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 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미미는 한국어로 답하는 데 다소 서툰 모습을 보였지만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평소에 어떻게 그렇게 자주 웃나’라는 질문에 크게 웃으며 “너무 행복해서 웃음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김정훈 경북도체육회 감독도 이날 허 선수와 동행했다. 김 감독은 허미미를 한국에 데려오고 팀에 입단시키는 과정에서 그가 독립운동가의 5대손임을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줬다.

김 감독은 “금메달까지 기대했고 실력은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큰 경기 경험이 없다 보니 작은 실수 하나가 금메달과 은메달 색깔 차이가 나게 된 것 같다”며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올림픽 때는 꼭 금메달을 가지고 다시 이곳에 찾자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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