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비즈] 아직은 낯선 인도, 선입견 버리고 주목해야

최근 인도 소비자들이 한류에 주목하고 있다. 뉴델리에 거주하는 인도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한국의 대중문화, K-뷰티, 첨단기술 등이 떠오른다는 답이 많았다. 또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라면·김밥 등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과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인도에서 한국의 소프트파워 영향력이 증가하는 데 있어 우리 기업과 대중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 감사한 마음이 드는 찰나 우리는 이 역동적인 인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인도에 대한 호기심은 주로 여행 영상 시청으로 이어진다. 인도 여행기에 감명받은 많은 국내 관광객이 인도를 찾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관심이 경제·산업·문화 전반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인도에 살고 있는 기업인도 인도가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기업이 인도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복잡한 행정 절차와 충분하지 못한 인프라를 맞닥뜨리고 있다. 인사·노무, 세무·회계, 인증·통관 등 모든 것이 낯설다고 한다. 가지각색 언어와 문화가 얽혀 있어 인도를 공부하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과 인도 양국이 서로에게 중요한 교역상대국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인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시점이다.

먼저 선입견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인도의 종교·문화·언어의 다양성은 유럽 이상이다. 또한 지역별 상이한 기후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특정 지역에서의 생활 경험을 인도 전체로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다. 지엽적인 정보를 가지고 거대한 나라에 대해 선입견을 갖는 것은 인도 시장에 대한 이해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특히 비즈니스 관점에서 인도라는 다문화·다민족 국가 특유의 유연한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계약서 작성이 생략된 단순 약속, 확실성을 강조하는 이분법적 논리는 현지 비즈니스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유연성과 실리를 중요시하는 관습이 인도 사회 곳곳에 뻗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도 사회의 다양성을 하나로 묶어주는 포용성을 주목해야 한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44일간 치러진 인도 총선이야말로 지상 최대의 민주주의 축제였다. 특히 5월에는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인도 국민들이 보여준 투표 열기와 총선 절차에 대한 존중은 인도를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기에 충분하다.

최근 인도는 경제 곳곳에서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가고 있다. 올해 7월 IMF(국제통화기금)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경제는 올해 7% 성장이 예상된다. IMF는 인도가 오는 2027년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대 경제 대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센섹스 지수 또한 연초 대비 약 11% 증가했으며, 7월 초에는 사상 최고치인 8만 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했다.

중산층 증가에 따른 민간 소비 확대, 디지털 결제를 활용한 이커머스 쇼핑 인구 증가 등 남아시아의 거대 소비시장은 그 누구도 놓치고 싶지 않은 시장이다. 이런 인도가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이야말로 인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포괄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송옥 코트라 뉴델리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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