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애플과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세계 최대 검색 엔진 업체 구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82% 떨어진 209.27달러(28만669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 주가는 6.36% 하락한 100.45달러(13만7616원)에 마감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도 4.61% 하락해 160.64달러(22만76원)에 종료했다.
애플 주가는 장중 196.21달러까지 떨어지며 200달러 아래까지 하락했고, 엔비디아 주가도 90.69달러까지 폭락하며 100달러를 하회했다.
애플의 하락 폭이 커진 배경에는 이른바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올해 들어 보유 중이던 애플 주식의 절반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버크셔는 지난 3일 공개한 2분기 실적발표에서 6월 말 기준 애플 주식 842억달러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말 1743억달러에 비해 약 절반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이에 투자의 달인이 애플의 성장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또는 최근 경기침체 우려를 감안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엔비디아 주가는 차세대 칩 출시가 당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늦춰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고객사인 MS와 다른 1곳의 클라우드 업체에 뒤늦게 발견된 결함 때문에 AI 칩 신제품 블랙웰 B200 생산 지연 사실을 통보했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반도체 생산업체인 TSMC와 새로운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 1분기까지는 이 칩을 대규모로 출하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알파벳 주가는 이날 미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검색 반독점 소송’에서 미 법원이 법무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낙폭이 커졌다.
이들 종목 외에도 시총 2위 마이크로소프트(-3.27%)와 아마존(-4.10%), 메타(-2.54%), 테슬라(-4.23%) 등 7개 주요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로 구성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주가도 일제히 내렸다.
이날 애플 시총이 3조3420억달러에서 3조1810억달러로 1610억달러 줄어든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 몸집도 2조6390억달러에서 2조4700억달러로 1690억달러로 쪼그라드는 등 이날 M7의 시총은 약 8000억달러(약 1096조원) 감소했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M7의 시총은 한때 1조달러(약 1368조원)가 증발하기도 했다. 이는 현재 애플 시총 3조1950조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