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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최근 홍콩 H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규모도 애초 전망보다 확대되는 흐름이다.
H지수 ELS 손실을 배상 중인 은행 실적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한 H지수 ELS 가운데 이달 내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 규모는 3437억원 수준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H지수가 이달 말 6000 선을 지킬 경우 손실액은 최대 273억원으로 예상되지만, 5500선까지 밀리면 손실액도 496억원으로 대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H지수가 6500선을 회복할 경우 손실액은 9억원에 그친다.
여기서 ‘녹인(knock-in)’ 조건의 H지수 ELS를 주력으로 판매한 KB국민은행과 H지수 ELS를 거의 판매하지 않은 우리은행은 관련 손실액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예상됐다.
녹인 형 ELS는 ‘가입 기간에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시점보다 50% 이상 하락’ 같은 조건이 붙은 상품으로, 3년 전인 2021년 8월 H지수가 이미 8600선까지 밀렸던 만큼 최근 지수 수준이 손실 구간에 이르지는 않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 1월 22일 4943.2를 단기 저점으로 반등에 성공한 H지수는 5월 20일 6986.2까지 오르며 ELS 손실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듯했다.
한때 은행권에서는 H지수가 6000 후반대를 유지할 경우 당장 6월부터 모든 H지수 ELS 만기 도래 계좌가 이익 상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 5대 은행은 지난 1분기 H지수 ELS 손실 배상을 염두에 두고 약 1조6650억원의 충당 부채를 쌓았다가 2분기 들어 지수가 반등하면서 그 일부를 환입한 바 있다.
그러나 H지수는 이후 추세적인 하락세로 전환해 6500선과 6000선을 차례로 내줬고, 최근에는 5800선도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H지수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다음 달부터는 손실 규모가 다시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
5대 은행이 판매한 H지수 ELS 중 9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 규모는 1조1374억원으로, 손실액은 H지수 종가가 6000일 때 806억원, 5500까지 내리면 곱절이 넘는 186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속속 손실이 확정되고 있는 H지수 ELS 상품의 개별 손실률은 연초 50%대에서 최근 40% 안팎까지 낮아진 상황으로 알려졌다.
고객 손실에 대한 배상률도 개별 사례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30% 중반대로 수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H지수 변동성이 워낙 크고 방향을 예측하기도 어렵다”며 “ELS 손실 배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지만, 손실 규모 확대 가능성은 계속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