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방수현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김민지 수습기자] 새로운 ‘셔틀콕의 여왕’ 등극을 누구보다 반가워한 사람은 방수현 MBC 해설위원이다. 28년 전 애틀랜타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김성주 캐스터와 함께 MBC 배드민턴 중계·해설 위원으로 나서 안세영의 금빛 여정을 눈앞에서 지켜봤다.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방수현 위원은 “저의 올림픽 결승 무대보다 더 떨린다”고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안세영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순간에는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고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너무 잘 안다”며 눈물을 흘렸다.

방 위원은 또 몸을 뒤로 젖히며 포효하는 안세영 특유의 메달 세리머니를 보고선 “난 왜 그렇게 화려한 세리머니를 못했을까 아쉽다”라며 “저 세리머니를 보기 위해 안세영 선수 경기를 기다린다”고도 했다.

이어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 이야기가 나올 때 ‘방수현’ 내 이름이 나와서 항상 후배들에게 미안했는데, 이젠 ‘안세영’이 나오게 됐다”면서 성공적인 세대 교체에 후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 금메달을 딴 안세영이 28년 전 애틀란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방수현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파리=이상섭 기자

안세영은 금메달에 기뻐할 새 없이 배드민턴 대표팀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시상식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제 부상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게 실망했다”며 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방 위원은 “(내막은) 정확히는 모른다”면서도 “안세영이 분명 무리한 일정을 소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을 모두 소화한 서승재 선수(27·삼성생명)을 언급했다. 방수현은 “이번 대회에서 서승재 선수가 살인적인 경기를 했다. 10게임을 했다”며 “선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협회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