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우리나라 6월 경상수지가 6년 9개월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9개월 연속 증가한 덕이 컸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122억6000만달러(약16조89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017년 9월(123억4000만달러) 이후 최대 규모일 뿐더러, 2016년6월(124억1000만달러), 2017년 9월에 이은 역대 세번째 규모다.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377억3000만달러 흑자로, 기존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상반기 279억달러, 하반기 321억달러로 연간 6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6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면서 상품수지가 114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연속 흑자일 뿐더러, 흑자 폭도 2020년 9월(120억2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수출은 588억2000만달러로 1년 전(541억3000만달러)보다 8.7% 늘었다.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9개월 연속 증가세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초 저점을 찍은 이후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엔 월간 수출액(134억2000만달러)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473억5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5.7% 감소했다.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에서 모두 감소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는 1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26억4000만달러) 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한달 전(-12억9000만달러)보다는 커졌다. 컨테이너 운임 상승 영향으로 운송수지가 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여행수지가 9억달러 적자를 보였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6억9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전월 분기배당 지급영향이 사라지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전월 11억3000만달러에서 23억4000만달러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전소득수지는 2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도 6월 122억4000만달러 늘어나면서 기록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2020년 10월(187억5000만달러) 이후 최대 증가다. 내국인의 직접 투자가 48억9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 국내 투자는 3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6억3000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 국내 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23억9000만달러 줄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투자 소득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입돼 당분간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미국 경기라던가 AI(인공지능) 투자 둔화 가능성,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미국 대선 및 중동지역의 불확실성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있어, 수정경제전망에서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22일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