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와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오른쪽).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부통령 대선 대진표가 확정되자마자 부통령 후보들의 맹렬한 설전이 시작됐다.
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이날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의원(오하이오)은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20년 전 이라크에 배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육군 방위군을 전역했고 마치 전투에 참여한 것처럼 군복무 기록을 부풀렸다고 맹공했다.
밴스 의원은 “조국이 내게 이라크 파병 명령을 내렸을 때 나는 기꺼이 이라크로 갔다. 이 점은 지금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반면 월즈 주지사는 파병 기회가 있었을 때 자신들의 전우들을 뒤로 한 채 전역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월즈가 전쟁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그는 전투 지역에서 하루도 보내지 않았다”며 “참전 용사 행세는 그만둬라”고 비판했다.
밴스 의원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의 실리콘밸리 지원과 아이비리그 교육이 그를 엘리트로 만들었다는 월즈 주지사의 지적에 대해선 “나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며 “나의 노력으로 대학과 로스쿨을 거쳤고 그것이 오늘날 내 모습을 만들었다. 이것이 나에게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반박했다.
해리스 선거 캠페인 측은 밴스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성명을 내고 “24년간의 군복무 기간 동안 월즈 주지사는 수많은 군인들을 훈련시켰다”며 “전역한 이후에도 그는 참전용사와 군인 가족들의 옹호자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월즈 주지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발탁된 이후 함께한 펜실베이니아 첫 유세에서 밴스 의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밴스는 예일대 로스쿨에서 공부해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의 자금을 받아 경력을 쌓은 뒤 책을 냈다”며 밴스 의원이 내세운 서민 출신 이력을 비판했다.
밴스 의원은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 등으로 활동하면서 재력을 쌓는 한편 러스트벨트에서 자란 자신의 성장담을 토대로 미국 사회·문화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담은 저서 ‘힐빌리의 노래’가 대히트하며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월즈 주지사는 부통령 후보가 되기 전인 지난달 MSNBC 방송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상원의원을 겨냥해 “그들은 ‘이상한(weird)’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우리의 책을 빼앗아 가고, 시험에 간섭하고자 한다. 그들의 외교 정책은 나쁘다. 그들은 환경에 해로우며, 어떤 의료보험 정책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중산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월즈 주지사와 밴스 의원은 각각 강경 진보와 보수 색채가 뚜렷하지만 서민 가정 출신이라는 성장 배경은 비슷하다. 미국 정치인에게 확실한 ‘가산점’ 요소인 군 복무 경력도 갖췄다.
월즈 주지사는 17세 무렵 미국 비상근 주방위군으로 24년간 복무했고, 9·11 테러(2001년)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서 전쟁을 벌이던 시기에 유럽으로 반년 동안 파병되기도 했다.
밴스 의원의 경우 지난 2003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 해병대에서 사병 전투 특파원으로 복무했으며 2005년에는 이라크에 약 6개월간 파병돼 공보 분야를 담당했다. 이후 그는 2007년 9월 상병으로 전역했다.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월즈 주지사와 밴스 의원은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러스트벨트 경합주와 ‘잠재적 경합주’로 불리는 미네소타 등지의 노동자 계층을 겨냥한 선거 운동의 첨병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미 양당의 대통령 후보는 각각 러닝메이트 발표를 하면서 SNS에 올린 글에서 나란히 ‘노동자층 득표 전략’을 부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