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정부 출범 앞둔 방글라데시 제1야당 “총선 즉각 실시” 요구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무함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최고고문이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반정부 시위 격화로 총리가 퇴진한 방글라데시에서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1야당이 혼란 수습을 위해서는 총선을 즉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일간 데일리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의 총재 직무대행 타리크 라만은 전날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소재 BNP 당사 앞에서 지지자 등 수천명이 참가한 집회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런던에 머무는 라만 총재 직무대행은 메시지에서 “총선은 즉시 실시돼야 하며 권력은 총선을 통해 선출된 대표들에게 넘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단체’가 이 나라를 불안정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국민 모두가 차별 없는 새로운 방글라데시를 만드는 데 동참하자. 모든 정당 지도자와 활동가가 단결하면 아무도 이 나라를 해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만 총재 대행은 ‘한 단체’가 어디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끌어온 집권당 아와미연맹(AL)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라만 총재 대행은 하시나 전 총리의 오랜 정적 칼레다 지아 전 총리의 아들이다.

하시나 전 총리는 최근 몇주간 지속된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 반대 대학생 시위 격화로 유혈사태가 빚어지자 지난 5일 사퇴하고 인도로 달아났다.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AL 측에 대한 일부 군중의 공격과 함께 AL 측의 ‘반발’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앞서 지난 1월 BNP 등 야권의 보이콧 속에 강행된 총선에서 하시나 총리가 4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야권은 공정 선거를 위해선 중립적 과도정부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하시나 총리 퇴진 후 모함메드 샤하부딘 대통령은 군부와 대학생 지도부 등과 협의해 신속히 과도정부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날(8일) 저녁 출범하게 될 과도정부 수반은 빈곤퇴치 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가 맡기로 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하는 유누스는 과도정부 최고고문으로서 헌법에 따라 의회해산 90일 이내에 실시해야 하는 총선을 관리하게 된다.

한편, 방글라데시에서는 죄수 200명 이상이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사회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동부 가지푸르의 한 교도소에서 최소 209명의 재소자가 탈출했고 6명은 이 과정에서 사살됐다.

죄수들은 교도소 앞에서 군중이 시위하는 가운데 교도관들을 인질로 잡고 탈옥했다. 이후 군병력이 현장에 도착해 사태를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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