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6월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 행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사법 리스크 속에서 간신히 호실적을 지켜냈다. 김범수 창업자 구속으로 외풍이 거센 가운데서도 시장 컨센선스(전망치)를 소폭 웃도는 134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을 미래 핵심 먹거리로 삼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다. 당장 올 하반기 대화형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AI 지각생’ 꼬리표를 뗀다. 핵심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모아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8일 카카오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을 카카오톡과 AI로 정의했다”고 선언했다.
정 대표는 “현재 각자의 핵심 사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정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이러한 핵심 사업의 본질에 집중한 성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카카오 제공] |
무엇보다 그동안 각종 외풍으로 ‘올스톱’ 됐던 AI 분야에 본격적으로 엑셀을 밟는다. 하반기 대화형 AI 서비스 등장이 첫 시작이다.
정 대표는 “하반기에는 대화형 플랫폼 형태로 첫 B2C AI 서비스를 선보인다”며 “해당 서비스는 관계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카카오의 강점이 AI와 결합되도록 구현될 계획이다. 카카오톡 내부가 아닌 별도 앱에서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B2C AI 서비스를 시작으로, AI를 통한 적극적인 혁신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면서 카카오의 새로운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한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성남=임세준 기자 |
카카오톡은 새로운 수익화 기회를 모색하는데 집중한다. 정 대표는 “카카오톡 내 비즈니스 관계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수익화 기회를 탐색하려고 한다”며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나 소상공인이 비즈니스 목적의 프로필을 설정하고, 해당 프로필을 카카오톡 안에서 찾고 발견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커머스 분야는 거래액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메시지 타겟팅을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톡비즈의 구독형 비즈니스에서는 이미 월 400만 구독자를 확보하는 등 새로운 구독형 매출원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 구속 등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한 심경도 드러냈다. 그는 “카카오 그룹 구성원이 힘을 합쳐 경영 쇄신과 AI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와 같은 상황을 맞이하게 돼 안타깝다”며 “모든 서비스들이 차질 없이 운영되고, 서비스의 본질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위기 돌파 의지를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성남=임세준 기자] |
이날 카카오는 2024년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34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1332억원을 소폭 웃도는 규모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2조49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성장은 카카오톡 기반의 플랫폼 부문이 이끌었다. 플랫폼 부문은 2분기에 95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했다. 플랫폼 부문 중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커머스 사업을 펼치는 톡비즈의 2분기 매출은 513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톡비즈 중 비즈보드, 카카오톡채널 등의 광고형 매출은 30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 늘었다.
카카오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콘텐츠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496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