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투자자들 사이에서 올해 대폭적인 금리인하 전망이 줄어들면서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95%로, 6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420억 달러(약 58조 원)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수익률이 추가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예상보다 저조한 수요를 최근 국채 랠리가 끝나는 신호로 해석했다.
최근 부진한 미국 고용지표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하지만 BOJ 고위 관계자가 금리 인상 자제를 언급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후 투자심리가 정상화됐으며,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지난 22일 고용 지표 발표 이후 하락세를 모두 만회했다.
게다가 이날 회사채 발행이 폭증한 것도 국채 시장에 압력으로 작용했다. 우량 기업 17개 사가 올해 투자 등급 발행액 최대규모인 318억 달러(약 44조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같은 채권시장 동향은 여전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뉴욕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장 초반 2% 가까이 상승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 하락 마감했다.
금리 스와프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41bp, 연말까지 모두 108bp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과 이틀 전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연준이 올해 금리를 150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골드만삭스는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국 국채 금리가 노동시장이나 시장 기능에서 급격한 악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너무 낮은 것일 수 있다”며 “기본적인 전망은 4%를 조금 웃돌 것이라는 중심 시나리오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웰스파고는 “현재 국채 시장이 적정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연준이 완화 기조로 전환할 예정이어서 장기적으로 금리가 하락하고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실제로 10년물 수익률이 하락한 데 비해 2년물 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해 지난 2년간 지속된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상 장기 금리는 단기 금리보다 높은 게 일반적인데 미 국채의 경우 지난 2022년 7월 이후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은 역전 상태가 지속돼왔다.
역사적으로 볼 때 장단기 금리의 역전 발생 후 경기침체가 뒤따랐기 때문에 이 같은 금리 역전은 다수 경제 전문가들이 2023년 중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 근거가 되기도 했다.
한편 JP모건은 올해 말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지난달 초의 25%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주초에 있었던 580억 달러(약 80조 원)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에는 상당한 수요가 몰렸으며, 8일에는 250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