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 태어나 살았다”…‘XY염색체’ 논란의 복서, 결국 금메달

알제리 복서 이마네 칼리프

여자 복싱 66kg급 금메달

‘성별논란’ 이겨내고 최정상

성별 논란이 일었던 알제리 복서 이마네 칼리프 선수가 9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kg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4.8.9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이번 올림픽에서 이른바 ‘XY 염색체’ 논란에 휩싸였던 알제리의 복서 이마네 칼리프(25)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나는 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이 충분하다.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여성으로 태어나 살았다. 비난이 내게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0일(한국시간)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결승에서 양류(중국) 겨뤄 5-0으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칼리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실격당했다.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염색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 그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알려지자 성별 논란이 다시 일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을 판별한다는 기준을 제시하며 그가 복싱 여자 경기에 나서는데는 문제 없다고 확인해 논란을 잠재우려 했다.

하지만 갑론을박은 그치질 않았다. ‘남자가 여자 복싱 경기에 출전했다’는 비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쏟아졌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비롯해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 조앤 K. 롤링,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 유명 인사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성별 논란이 일었던 알제리 복서 이마네 칼리프 선수가 9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kg급 결승전에서 주먹을 뻗고 있다. 2024.8.9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결승전에서는 경기 내내 ‘칼리프’를 외치는 소리가 경기장을 채웠다. 수많은 알제리 팬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칼리프는 “알제리 여성은 강인하고 용감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들이 응원하러 와줬고, 전 세계에 메시지를 보냈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내가 전 세계에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사람이 올림픽 정신을 준수하고 타인을 비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올림픽에서는 나같이 비난받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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