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삼계탕집 메뉴판에 가격이 적혀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내수 부진으로 2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하면서 성장률 전망치가 속속 낮아지고 있다. 계속된 고금리로 경제 주체의 소비여력이 사라졌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시장에선 9월 미국을 시작으로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일 수정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조정했다. 근거는 내수 부진이다. KDI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증가세가 기존 전망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부진한 내수 지표는 최근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확인됐다. 2분기 실질 성장률(-0.2%·전기대비)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민간 소비가 0.1%포인트 성장률을 낮췄고 건설투자(-0.2%포인트)·설비투자(-0.2%포인트) 등 다른 주요 내수 부문도 '마이너스(-)' 기여도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도 비슷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7%에서 각각 2.4%, 2.5%로 낮췄다.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흥국증권은 각각 2.5%에서 2.4%로 낮췄다. 전반적으로 2%대 중후반에서 2%대 중반으로 낮아지는 분위기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내수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5월 0.50%까지 내려갔다가 2021년 8월 0.75%로 올라간 것을 시작으로 작년 1월 3.50%까지 인상된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하반기 경제 성장흐름이 결국 금리에 달리는 모양새다. 미국을 시작으로 금리가 인하되기 시작되면 억눌렸던 소비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시장은 9월부터 금리가 인하된다고 확신하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작 시점이 올해 9월이 될 것이라고 봤다.
지난 2023년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투자은행들의 전망이 완전히 일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 9월 인하설이 사실상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연내 금리 인하 폭에 대한 투자은행 10곳의 평균 전망치도 확대됐다. 지난달 0.50%포인트에 못 미쳤으나, 이달 0.75%포인트를 넘어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31일 FOMC 회의 직후 "금리 인하 여부를 이르면 9월 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연준이 오는 22~24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 정책 심포지엄을 통해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도 이에 인하 동력을 일부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당장 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힌트가 나올 수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잭슨홀 미팅 직전인 22일 오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