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자산 늘리고 자동차금융 줄인 카드사…연체율은 ‘딜레마’

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올해 1분기 자동차 판매량 감소와 고금리 여파로 카드사 자동차금융 자산이 8% 넘게 줄어든 반면 카드론 수요 증가로 카드자산은 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동차금융을 취급하는 6개 카드사(우리·KB국민·롯데·삼성·신한·하나카드)의 자동차할부금융자산은 9조522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0조3724억원) 보다 8.19% 감소했다.

카드사별 증감률을 살펴보면 삼성카드가 24.91%로 가장 크게 줄었고, 취급 규모가 3조3723억원으로 가장 큰 신한카드도 13.42% 축소됐다. 이어 우리카드(-11.64%), KB국민카드(-10.29%), 하나카드(-2.85%)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6472억원을 취급한 롯데카드만 전년 대비 77.96% 자동차할부금융자산이 늘었다.

카드사 자동차할부금융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2016년부터 뛰어들기 시작한 사업이다. 자동차금융시장은 캐피털업권이 이미 장악했지만, 저금리 시기 캐피털사보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카드사들은 금리 경쟁력을 높여 자동차할부금융을 대거 취급했었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자금조달비용도 늘어나면서 2022년 최고 4% 수준이었던 카드사 자동차 할부 금리가 5%대로 뛰었고, 신차 구매 수요도 감소하면서 취급 규모도 줄어든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고물가에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현금서비스·카드론 등에 몰리면서 카드자산은 1년 새 6조7637억원 불어났다. 8개 전업 카드사(우리·KB국민·롯데·비씨·삼성·신한·하나·현대카드)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드자산은 132조6943억원으로, 1년 전(125조9305억원) 대비 5.37%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4.10%)와 신한카드(-0.36%)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에서 카드자산이 늘었다. 증가율을 살펴보면 비씨카드가 2조6497억원으로 113.47% 가장 크게 늘었고, 롯데카드(16조7909억원)가 15.73% 증가해 뒤를 이었다. 이어 우리카드(11조4323억원·+14.65%), 현대카드(20조95856억원·+11.25%), 하나카드(9조9104억원·+4.65%), KB국민카드(21조2030억원·+0.78%)가 뒤를 이었다.

이는 카드 자산이 가장 많은 신한카드(25조9424억원)와 삼성카드(23조8068억원)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취급을 소폭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취급 여력이 있는 카드사들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수요에 맞춰 카드 자산을 늘린 것이다. 카드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드론은 이자율이 평균 14%대 수준으로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문제는 연체율이다. 카드론을 취급할수록 수익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연체율을 밀어올릴 수 있다. 1분기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의 실질 연체율은 과반이 2%를 넘어섰다. 실질 연체율은 연체율보다 보수적인 기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대환대출 채권을 비롯해 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을 말한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카드가 2.3%로 가장 높았고, 우리카드가 2.28%, KB국민카드가 2.14%, 비씨카드가 2.08%로 2%를 웃돌았다.

이어 롯데카드(1.94%), 신한카드(1.82%), 삼성카드(1.16%), 현대카드(1.04%) 순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5대 카드사 연체율을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1.73%으로 1분기(1.46%) 0.27%포인트 상승하며 유일하게 올랐다. 신한카드는 0.12%포인트 하락한 1.44%, KB국민카드는 0.02%포인트 낮아진 1.29%, 삼성카드는 0.08%포인트 내린 0.99%, 하나카드는 0.1%포인트 떨어진 1.83%으로 나타났다.

이에 카드사들은 향후 연체율 추이를 지켜보면서 카드자산을 조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통상 연체율이 높아지면 카드론 취급을 줄이고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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