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지역을 찾아 폭염 속에 천막으로 만든 임시거처에서 지내는 이재민들을 위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전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군 부대원들에 이어 수재민들을 만나 남측에서 나온 북한의 수해 관련 보도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통일부는 “민심 이반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대규모 수해 피해로 전 사회적 역량을 동원해야 하는 비상상황에서 비난의 대상을 외부로 돌리려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평안북도 의주군을 찾아 복구가 될 때까지 어린이, 노약자 등 1만5400여명의 수재민을 평양에서 임시 거주하는 등 수해 대책 방안을 발표하며 남측을 향해 날선 비판을 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적들은 우리가 피해를 입은 기회를 악용해 우리 국가의 영상에 흙탕물을 칠하려는 어리석은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며 “각급 당조직들과 근로단체조직들, 각 교양망들과 주민들 속에서 이러한 사실을 통해 우리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한국 쓰레기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남측 보도 내용을 일일이 언급하면서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수해지역 주민들을 위해 우리 당과 정부가 취하는 모든 사회주의적 혜택과 조치들, 그리고 전 사회적으로 발휘되고 있는 공산주의적 미풍에 대하여 한국 쓰레기 언론들은 모든 것이 그 무슨 내부결속을 위한 노림수요, 보여주기식이요 하면서 헐뜯고 계속해서 피해지역의 실종자가 1000명이 넘는다느니, 구조중 직승기 여러 대가 추락한 사실이 정보당국에 의해 파악되었다느니 하는 날조 자료를 계속 조작해내면서 우리 정권과 제도의 영상에 손상을 주려고 미쳐 날뛰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수해지역에서 인명피해자가 발생하는 속에서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전승절 행사를 진행했다는 억지낭설까지 퍼뜨리고 있다”며 “아마도 저들 사회에서 일어난 각종 사고들에 대해 정부의 늦장 대응이라는 말이 나돌고 그러한 현상이 일상인 나라이다 보니 우리를 폄훼하는 궤변들을 한번 엮어 자기 국민을 얼리고 세상 여론을 흔들어보자는 심산인듯 싶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침수지역 주민 구출에 투입됐던 헬기 부대를 축하 방문해 훈장을 수여하고 격려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 |
김 위원장이 수해 관련 남측 보도를 반박하며 비판한 것은 지난 2일 공군 직승비행부대 연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폭우가 발생한 직후인 28일 신의주시와 의주군을 찾아 4200여명의 주민들을 구조한 직승기 비행사들을 격려했었다.
김 위원장은 9일 수해민들에게도 “나는 여러분을 구출한 비행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구조정형의 전말과 구조 중 1대의 직승기가 불시착륙한 사실이며 그 와중에도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었다”며 “적들은 저들 언론이 날조 보도한 데 대해 내가 직접 반응한 것은 그만큼 인명피해가 컸던 것과 그를 무마시키려는 의도에서라고까지 지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렇게 무고한 여러분들을 한사코 실종자로, 사망자로 만들자는 목적이 어디에 있겠나”라며 “이것은 우리 국가에 대한 모략선전이고 엄중한 도발이며 여러분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가 너절한 쓰레기 나라의 언론보도에 대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그것이 다 이유와 필요가 있어서”라며 “우리 국가의 영상을 어지럽히기 위해 얼마나 아득한 구시대적인 방식으로 날조와 정치적 모략선전에 매달리고 있는가, 그 저의가 무엇이겠는가, 적을 왜 적이라고 하며 왜 쓰레기라고 하는가 하는 데 대해 똑똑히 인식시키기 좋은 사실적 자료이고 교양 소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세상 어느 나라도 이런 터무니없는 날조를 조작해 부풀려내는 것을 일삼는 언론을 가지고 있지 못한다”며 “이런 현실적인 사실 자료를 놓고 전 국가적으로 대적 인식을 바로하고 대적 감정을 바로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