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두·금강 해킹…한국군의 정찰기는?[신대원의 軍플릭스]

군단급 무인정찰기 송골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내 통신정보와 영상정보를 수집하며 국군의 대북 감시에 있어서 눈과 귀 역할을 수행해온 백두정찰기와 금강정찰기 관련 자료가 북한에 해킹 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군의 정찰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군의 정찰기는 크게 유인기와 무인기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유인정찰기에서는 이번에 북한이 해킹을 시도해 관련 자료를 빼간 것으로 알려진 금강정찰기와 백두정찰기가 대표적이다.

군은 미군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 대북 감시 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1991년부터 금강·백두사업을 추진해 2001년 금강·백두정찰기를 실전 배치했다.

중형 제트기 RC-800을 모태로 출발한 백두정찰기와 금강정찰기는 군사분계선(MDL) 이남 최고 1만3000m 상공에서 각각 백두산까지 신호정보, 금강산 일대까지 영상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

백두정찰기는 북한 전역의 신호정보와 통신정보를 수집하며 미사일 발사 추정 신호까지 포착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군사시설에서 발신되는 무선통신 감청은 물론 2차 능력 보강 사업을 통해 미사일 발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화염탐지기능도 장착하게 된다.

금강정찰기는 북한의 남포와 함흥을 연결하는 지역까지 고성능카메라를 활용해 기상과 무관한 전천후 영상 수집이 가능하다.

KF-16 전투기에 감시장비를 장착해 운용하는 RF-16 새매도 금강정찰기와 유사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백두체계능력보강사업으로 개발된 신형 백두정찰기. [헤럴드DB]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무인기와 드론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은 일찍부터 무인정찰기를 주목해왔다.

군은 1990년대 걸프전에서 미군의 무인기 운용을 계기로 군사용 무인기 개발에 착수했으며 2000년 군단급 정찰무인기 송골매를 실전배치해 운용 중이다.

길이 4.8m, 폭 6.4m, 높이 1.5m의 송골매는 시속 120∼150㎞로 비행할 수 있으며 작전반경은 110㎞에 달한다.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비행하면서 주간에는 MDL 이북 20㎞, 야간에는 10㎞ 거리의 북한군 영상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전방 사단에서는 대한항공이 개발한 사단급 정찰무인기가 활약하고 있다.

최저 시속 90㎞로 순항 비행할 수 있고 작전 반경은 60㎞에 이르며, 차량에서 사출시켜 그물망으로 회수하는 방식이다.

대대급에서는 전장 1.4m, 전폭 1.8m, 이륙중량 3.4㎏의 소형무인기급인 리모아이를 2018년부터 전력화해 전후방에서 운용하고 있다.

최고속력 시속 80㎞, 작전 반경 10㎞로 사전 설정된 경로로 비행하면서 촬영 영상을 실시간 지상 전송한다.

종이비행기 날리듯 손으로 투척해 이륙하고, 낙하산과 에어백을 이용해 동체 착륙하는 방식이다.

2016년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으로부터 도입한 헤론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지역과 서북도서, 그리고 일부 전방지역에 대한 정찰감시 임무에 투입돼 운용 중이다.

헤론은 길이 8.5m, 최대적재량 250㎏으로 최고고도 1만m 상공에서 20~30㎞ 탐지가 가능해 북한 서해 해안포와 내륙 장사정포 감시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군은 20㎞ 상공에서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활용해 지상의 30㎝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급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2019년부터 도입해 운용 중이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헤럴드DB]

이 같은 유무인정찰기에 더해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위성과 동맹인 미국의 정보자산까지 고려한다면 감시정찰능력에 있어서만큼은 한국군이 북한군을 압도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북한의 이번 백두·금강정찰기 해킹으로 관련 기술은 물론 운용 정보 등이 유출됐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북한이 우리 군의 감시정찰을 회피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은 아직 성능이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7월 무장장비전시회를 통해 글로벌호크의 외형과 거의 흡사한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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