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산업을 이끈 선구자인 김선동(사진) 전 에쓰오일(S-OIL) 회장이 82세로 별세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1942년생인 김 전 회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63년 대한석유공사(SK에너지 전신)에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유업계에서만 40년 이상 몸담았다. 1974년 정유업 진출을 추진하던 김성곤 당시 쌍용그룹 회장에게 발탁돼 쌍용양회공업으로 자리를 옮겼고 쌍용정유 설립 업무를 주도했다.
1991년 쌍용정유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합작을 성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아람코로부터 4억달러를 투자받고 20년 원유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1996년에는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2000년 3월 쌍용정유를 에쓰오일이라는 이름으로 바꾼 것도 김 전 회장이다. 2007년까지 에쓰오일 대표이자 회장직을 맡으며 정유사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퇴임 이후 2008년에는 ‘빈곤의 대물림을 막자’는 취지로 미래국제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대학교와 새싹멘토링 장학기금을 약정해 대학생이 저소득층 중고생의 멘토 역할을 하도록 지원했다.
김 전 회장의 유족으로는 아내와 세 자녀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 오전 8시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