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권해원 디자이너]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태어난 지 두 달 된 딸을 한겨울 이웃집 앞에 유기한 여성이 14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확인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아동'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50대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10년 12월 출산한 지 두 달 만에 딸을 서초구 자신의 주거지 인근 주택 앞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영아는 당시 안전하게 발견돼 입양돼 자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의뢰를 받아 A씨가 유기한 '유령 아동' 사건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A씨의 이름은 딸 출산 당시 임시 신생아 번호와 함께 보호자 인적 사항에 기록돼 있었지만, 지자체 확인 결과 A씨는 출산 사실을 부인하던 상태였다.
영아의 행방조차 알 수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경찰은 이 사건이 미제로 남아 있던 2010년 영아 유기 사건과 일치한다고 판단, DNA 대조 작업을 거쳐 A씨가 친모임을 확인했다.
A씨는 DNA 결과에도 출산 사실을 부인하다 경찰의 설득 끝에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외도로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해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