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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정부예산안의 국회 제출을 앞두고 각 정부 부처가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R&D예산 복구 이슈에, 계획에 없던 동해 영일만 석유·가스시추 등이 국가 역점사업으로 급부상하면서 많치 않은 전체 예산의 파이가 더 줄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재원확보 방안 없이 발표한 육아휴직급여 인상도 어떤 방식으로 예산을 확보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재정당국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의결했다. 요약하자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건전재정’이다.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각 부처의 기존 사업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제외하곤 내년 예산 편성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대략적인 규모는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2023~2027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올해 대비 4.2% 늘어난 약 684조4000억원이다. 기재부 한 국장급 인사는 “내년 예산의 규모가 해당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정부 예산 규모가 이 정도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면 각 부처의 사업들은 대거 축소·폐기될 수 있다. 올해 5월 각 부처가 제출한 내년 부처 예산요구안의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1월 각 부처들이 내년에 필요하다고 했던 예산의 총액은 776조5000억원에 달한다. 684조4000억원보다 92조1000억원이 더 많은 금액이다. 기재부는 이미 지난 6월 10일부터 각 부처 예산요구안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회계연도 120일 전인 오는 9월 3일 정부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기 이전까지 내년 예산이 어떻게 편성됐는지 알 수 없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내년엔 예산당국이 특별히 챙겨야 할 예산도 적잖다. 먼저 R&D 예산을 되돌려야 한다. R&D예산은 2023년 29조3000억원(대학 일반지원 성격 사업 등 ‘비R&D’ 예산은 제외)이었고, 2024년엔 26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2023년 수준으로 복귀하려면 2조8000억원을 추가확보해야 한다. 만약 대학 일반지원 성격 사업까지 포함한 2023년 R&D예산(31조3000억원)까지 만족시키려면 4조6000억원이 더 필요하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사업도 1조원 이상이 든다. 외과·흉부외과·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뿐 아니라 분만·응급 등 다른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에도 매월 100만원의 수련보조수당을 지급키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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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
돌발 예산인 동해 영일만 석유·가스시추 예산은 가장 주목을 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2026년까지 최소 5000억원이 필요하다. 시추공 한번 뚫는 비용이 1000억원인데 비해 탐사 성공률은 20%로 적어도 5개 광구는 뚫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석유시추 예산 600억원에서 내년 얼마까지 증액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6월 발표한 육아휴직급여 상한액 인상(월 150만원→250만원)에 따른 추가 소요예산도 1조원 이상이다. 현재 육아휴직급여는 고용보험기금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16% 가량을 일반회계에서 부담하지만, 상한액 인상에 따른 재원 확보 방안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일각에선 고용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밖에 신설키로 한 ‘저출생대응기획부’ 관련 예산도 관심을 끈다. 7개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 흩어진 관련 예산을 구조조정해 재편성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단 저출생 예산은 증액보단 구조조정에 무게를 둘 것이란 전망이 높다. 작년 저출생 예산은 47조5000억원으로 추산되지만, 주거지원 예산 21조4000억원을 뺀 순수 예산은 26조1000억원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