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떠밀린 지적장애 초등생, 같은 반 친구 짓이었다…강제 전학 조치

[JTBC ‘사건반장’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적장애를 가진 초등학교 3학년생을 때리고 옷을 벗겨 건물 밖으로 내보낸 학생이 같은 학교 같은 반 동급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달 알려진 '지적장애 초등생 학폭 사건'의 가해 학생에 대해 학교 측이 학교폭력위원회를 진행한 결과 강제 전학 처분을 내렸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없는 10세 미만 학생이 받을 수 있는 가장 강한 수준의 처벌이다.

학폭위는 폐쇄회로(CC)TV와 피해 학생의 상해 진단서 등을 토대로 가해 학생 A군의 학교폭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6월 19일에 발생했다. A군과 함께 학교 근처 학원 건물 화장실을 찾은 B군은 잠시 뒤 옷이 벗겨진 채 건물 주변을 배회하다 이를 목견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인계됐다.

CCTV 영상에는 A군이 B군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과 A군이 나체 상태의 B군을 화장실 밖으로 떠미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이후 B군의 옷과 가방이 남자화장실에서 젖은 채 발견됐고, B군의 부모는 A군을 의심하면서 "(옷과 가방에서) 소변 냄새가 강하게 났다"고 주장했다.

B군의 부모는 당시 조사에서 아들이 '같은 반(일반 학급)에 있는 친구 한 명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며 학교 근처 학원 건물로 데려갔다'며, 화장실에서 폭행하고 강제로 옷을 번긴 뒤 '이렇게 다니라'며 내보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A군이 B군을 알몸으로 내보낸 것은 학폭으로 인정했지만, 화장실에서 '옷을 입지 말고 다니라'고 협박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증거불충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B군 부모에 따르면 가해 학생 측 부모는 학폭위가 열리기 전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해 왔으나, '경찰서에서 폭행 사실을 자백하면 만나주겠다'는 B군 측의 요구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한다.

B군 어머니는 "10세 미만에게 사실상 최고 처벌인 '강제 전학'이 내려진 것에 대해 일단은 만족하지만 아쉽기도 하다"며 "아이의 불안 증세가 심해졌고, 온몸을 피가 날 때까지 긁는 스트레스 증세가 나타났다. 곧 학교에 가야 하는데 이대로 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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