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 1000㎢ 장악”…푸틴 “상황 통제되고 있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소련제 T-72 전차를 러시아 국경 인근 수미 지역에서 운용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지 일주일 째인 12일(현지시간) 접경지역인 쿠르스크주 1000㎢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면적(605㎢)의 1.65배에 해당하는 크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공격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연방 영토 약 1000㎢를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의 영상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리며 “모든 장병과 지휘관의 탄력적이고 결단력 있는 작전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그는 ▷작전지역 내 인도주의적 계획 수립 ▷자국민 포로 귀환을 위한 전략 ▷서방에서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락 받기 위한 조치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타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서 쿠르스크 등 접경지 상황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국경과 접한 러시아 본토에서 '도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토 피습과 관련해 그가 직접 주재한 회의는 7일, 9일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필로 작성한 메모를 읽으며 현 상황을 자세히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원자력발전소 시설을 위협하는 사람들과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번 도발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휴전 제안을 거부한 이유가 분명해졌으며,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와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군사·사법 기관과 접경지 수장들이 참여한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본토를 일부 장악한 사실도 보고됐다.

비상사태와 대테러작전 체제가 발령된 쿠르스크의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주지사 대행은 이날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 우크라이나군이 40㎞ 전선에 걸쳐 영토 안 12㎞까지 진입했으며 총 2000여명이 사는 28개 마을을 통제하는 등 상황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군이 평가할 문제”라며 스미르노프 대행의 말을 자르고 사회경제적 상황과 주민 지원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는 데 중점을 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공세를 멈추고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현재 러시아가 장악한 지역을 되찾고자 이러한 행동에 나섰으나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내 진격 속도는 오히려 1.5배 빨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빠르게 병력과 장비를 잃고 있다며 특히 우크라이나군에서 전투 준비가 가장 잘 된 부대의 손실이 크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선 군과 계약하고 입대하려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부터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 공세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의 격퇴 작전에도 일주일째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최대 규모 공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별도 연설에서 지난 6월1일 이후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주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수미주를 거의 2100차례 공격했다며 “러시아는 다른 나라에 전쟁을 몰고 왔고 이제 자국으로 돌려받고 있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