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한 시민이 그늘 아래에서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올 여름 더위의 끝이 언제일지 예상이 안 되고 있다. '말복'인 수요일인 14일도 매우 무덥겠고, 이후 한동안에도 무더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해상에 중심을 둔 고기압에서 동풍이 불면서 동해안 쪽 기온은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백두대간 서쪽에선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양평군(옥천면)의 경우 이날 낮 기온이 38.7도까지 올라 39도에 육박했다.
공기는 높은 산을 넘으면 고온건조하게 바뀐다. 공기가 산비탈을 타고 내려가면서 '단열압축' 되기 때문인데 이를 '푄현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동풍이 불면 백두대간 서쪽 더위가 심해지는 것도 이 현상 때문이다.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7도로 예상된다. 서울을 비롯한 서쪽 지역과 해안을 중심으로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겠다.
서울은 오늘 밤 열대야를 겪으면 '24일 연속'으로 1907년 서울에서 근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긴 열대야 기록(1994년)과 동률을 이룬다. 서울에서 가장 길게 열대야가 이어진 적은 2018년 7월 21일에서 8월 15일까지 26일인데 이 기록이 2위로 내려앉을 확률도 매우 높다.
21일째 열대야가 이어지는 인천이나 19일째 연속 발생한 부산 등에서도 연속 열대야 기록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4일 낮 최고기온은 29~35도로 예상된다. 체감온도는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35도 안팎까지 오르겠다.
주요 도시의 14일 예상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서울 27도와 35도, 인천 27도와 34도, 대전 25도와 35도, 광주 25도와 34도, 대구 23도와 33도, 울산 24도와 31도, 부산 26도와 33도다.
기상청은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 상층 티베트 고기압이 흔들림 없이 우리나라를 덮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동쪽으로 태풍이 여러 개 지나가며 동해상에 중심을 둔 채 우리나라를 덮은 고기압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등 현재 무더위를 일으킨 기압계가 유지되는 점도 '당분간 무더위'를 전망하게 한다.
기상청은 13일 오전 발표한 중기예보에서 16~23일 기온이 아침 23~27도, 낮 30~34도로 평년기온보다 다소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낮 대기 하층 공기가 뜨거워지면서 곳곳에 소나기가 오겠으나, 소나기가 내릴 때 기온이 잠깐 떨어졌다가 그치면 다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의 경우 오후부터 밤까지 수도권과 강원내륙에 5~60㎜, 충청과 호남에 5~40㎜ 소나기가 쏟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