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AP]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미국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차기 정부 입각을 조건으로 후보에서 사퇴하고 지지선언을 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케네디 후보의 선거캠프 관계자와 민주당 관계자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케네디가 지난주 해리스 부통령 측에 이러한 제안 내용을 논의하자며 회동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과 고문들이 케네디 후보 측의 제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두 후보 간의 만남도 실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케네디 캠프 인사들은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론 클레인과도 연락하려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캠프 관계자들은 전했다.
NYT에 따르면 케네디 후보는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최고위급 중재인을 통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그들은 나와 대화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해리스 측이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것을 두고 "전략적 실수"라며 해리스 부통령이 다시 생각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NYT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케네디의 지지기반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더 겹친다는 점이 확인됐고,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양자 대결보다 다자대결 시 지지율이 더 높았다는 점에서 해리스 캠프가 케네디 캠프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짚었다.
케네디는 앞서 지난달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후보 사퇴와 지지 선언을 대가로 내각 자리를 받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케네디는 보건·의료 관련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직책을 원했는데, 그가 '백신 무위론'을 주장해온 점을 두고 트럼프 참모진이 우려를 제기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케네디가 출마 이후 바이든 대통령을 집중 공격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부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점을 지적하며 협상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맷 코리도니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대변인은 CNN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의 "자금 지원을 받고, 도널드 트럼프에게서 일자리를 찾으려고 했던 비주류 후보와 협상할 의향은 없다"고 말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인 그는 애초 민주당 경선에 나서려다 지난해 10월 무소속 출마로 변경했다.
출마 이후 다자 대결 여론 조사에서 15% 미만의 지지율을 보여왔으나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난 뒤 지지율이 떨어지자 다양한 선택지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케네디 후보는 또한 지난 12일 뉴욕주에서 대선후보 등록을 위해 제출한 주소가 허위여서 후보 등록이 무효라는 법원 결정이 나와 완주 계획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