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여파로 국립대 병원의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다. 사진은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1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의료공백’ 여파로 국립대 병원의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다. 국립대병원 16곳의 올해 상반기 빚이 1조3924억원을 기록했고, 현금 보유액도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16개 국립대병원의 올해 상반기 차입금은 1조3924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국립대병원들의 연간 차입금 규모가 1조3000억원 안팎이었다.
국립대병원의 차입금은 2020년 1조1929억원, 2021년 1조3944억원, 2022년 1조3159억원, 지난해 1조3158억원이었다.
의료계에서는 의대 증원 갈등으로 촉발된 전공의 공백 장기화로 국립대병원의 경영난이 더 악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공백 장기화로 병상이 반으로 줄어든 여파”라며 “전공의를 대신해 일하고 있는 교수들의 당직비 충당도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올해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큰 국립대병원은 세종충남대병원이었다.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2813억원의 차입이 발생했다. 본원인 충남대병원 차입까지 합하면 3774억원이다. 뒤이어 창원경상대병원(2567억원), 경북대병원(1822억원) 순이었다.
16개 국립대병원이 보유한 현금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20년 7696억원에서 지난해 549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4309억원까지 감소했다. 특히 경상국립대(5억3700만원), 분당서울대병원(9억3100만원) 등은 보유한 현금이 10억원 이하로 가장 적었다.
국립대병원의 경영 악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립대병원 소속 한 교수는 “교수들이 휴직하고 폐쇄하는 병동은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비상사태에 지친 교수들이 병가·휴직을 택하고 이로 인해 폐쇄하는 병동이 늘어나면 손실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