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님, 직접 찾으세요”…테슬라만 배터리 ‘반쪽 공개’ 놓고 ‘말말말’ [여車저車]

한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서 테슬라 스테이션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테슬라가 국내외 전기차 제조사 가운데 한발 늦게 국토교통부를 통해 자사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소비자 불안에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발 앞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경쟁사들과 달리 테슬라가 연식이나 생산지 등 별도의 구분 없이 단순히 모델별로 탑재된 배터리를 뭉뚱그려 표기한 데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별도의 공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7일 국토부 자동차 리콜센터 누리집 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현황’에 따르면 테슬라가 이날 공개한 엔트리급 모델인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의 탑재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 3개 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공개된 자료에는 연식에 따라 어느 제조사의 배터리가 탑재됐는지 구체적인 정보는 담겨 있지 않다. 결국, 두 모델 소비자들은 자신의 차량 배터리가 국산, 일본산, 중국산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셈이다.

정부가 지난 13일 국내에서 전기차를 파는 모든 제조사에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도록 권고하면서,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선제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폴스타 등이 우선적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고, 본사의 승인이 필요했던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아우디 포함) 등도 뒤를 이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메일을 보내는 데 그친바 있다. 테슬라는 15일 “모든 테슬라 차량에는 자동 긴급 제동 및 차선 이탈 경고 등의 능동 안전 기능이 기본으로 제공된다”면서 “배터리의 경우 ‘테슬라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통해 이상 증상이 감지되면 고객에게 이를 알리고 긴급 출동 서비스나 서비스 센터 예약 등의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는 잠재적인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이상 증상에 대한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 한 건물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승용차. [연합]

테슬라의 이 같은 대응을 두고 일부 전기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테슬라가 미온적이고,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 모델 Y는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 3위에 오르는 등 전기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함에도 ‘반쪽 공개’에 나서며 소비자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소홀하다는 것이다.

한 전기차 커뮤니티의 게시글에는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기가 팩토리를 통해 국내에 들여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걱정이 많은 데, 실제 탑재된 배터리의 중국산 여부를 알 수 없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다른 커뮤니티의 한 테슬라 모델3 오너 역시 “소비자들이 알아서 배터리가 뭔지 찾아봐야 하는 것이냐”면서 “화재와 관련해선 우려가 큰 상황인데 대처가 아쉽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테슬라 마니아 커뮤니티에서는 지금까지 발생한 화재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태슬라의 태도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테슬라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억3000만 마일(약 2억㎞)당 약 1건의 차량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한 누리꾼은 “자체적으로 차량의 안전성을 충분히 테스트하고 차량을 내놓는데, 굳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면서까지 다른 의미를 내세울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실제 주위 오너들 사이에서도 테슬라 배터리의 안전성을 지적한 경우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국토부를 통해 공개한 전기차 배터리들.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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