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열 달 만에 4만명이 넘는 주민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한동안 멈춰 섰던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이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됐다.
11개월째에 접어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까지 옮겨붙을 수 있다는 확전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번 회담이 중동 위기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오후 도하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협상 당사자인 이스라엘 측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휴전 논의가 재개됐다. 다만 대화 상대방인 하마스 측은 불참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조짐이 좋은 시작”이라며 협상 테이블이 재가동된 것을 공식 확인했다. 그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도 “남은 장애물은 극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의는 오는 16일까지 이틀간 이어질 것이라고 커비 보좌관은 덧붙였다.
협상장에는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압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스라엘은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 등을 파견했다.
하마스는 이날 도하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지만 추후 논의에 다시 참여할 여지를 두고 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로이터에 “우리는 협상 과정에 전념하고 있다”며 “중재국들은 하마스가 7월 초에 동의한 제안을 이스라엘이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휴전 협상은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폭사한 일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피의 복수’를 다짐한 가운데 열려 더욱 주목된다.
하니예의 뒤를 이어 하마스 내 강경파인 야히야 신와르가 새 수장에 오르며 협상이 더 교착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최근 이란에서는 보복에 앞서 휴전 논의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가자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사상자도 늘어나고 있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주민이 4만5명, 부상자가 9만2401명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전쟁 전 가자지구 주민수가 약 22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인구의 약 6%가 전쟁으로 죽거나 다친 셈이다. 전쟁 이후 가자지구의 하루 평균 사망자는 약 127명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1만7000명이 넘는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가자지구 작전 중 사망한 이스라엘군은 329명으로 집계됐다.
하가리 수석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라파, 칸유니스 등지에서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하마스의 회복 능력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