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깐부’ 연합동아리의 홍보 게시글. [서울 남부지검 제공] |
[헤럴드경제=박지영·이용경 기자] 명문대생으로 이뤄진 이른바 ‘깐부’라는 연합동아리를 운영하며 마약 투약 및 매매, 운반 등을 해 온 염모 씨의 범죄 행각은 최소 2015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염씨는 이후에도 성폭력, 불법촬영물 이용 협박, 절도, 사기 등 다양한 전과가 있었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염씨의 반사회적 범죄 전과는 최소 2015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군복무 중이었던 염씨는 사문서 변조·변조 사문서 행사·근무 기피 목적 위계·무단 이탈의 혐의로 군검찰에 기소당한 바 있다.
염씨는 2015년 2월 진료예약 여부가 기재되지 않은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아 병가를 나갈 목적으로 진료확인서 비고란에 볼펜을 이용해 ‘외래 예약되어 있음’이라고 기재했다. 이후 염씨는 병가를 신청할 목적으로 이처럼 변조된 진료확인서를 군에 제출했다. 또한 영내면회는 면회 장소가 면회소 안으로 제한되지만, 위병소 및 면회실 근무자가 통제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여자 친구와 영외에 있는 모텔로 나가는 등 무단이탈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선고유예 판결했다.
염씨에게는 각종 민사 소송도 끊이지 않았다. 2021년에는 자신에게 2015년식 BMW i8 중고 차량을 판매한 상대방에게 “불법 개조 사실을 계약 당시 고지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2심에서 300만원을 배상 받았다. 2022년 5월에는 일행과 함께 호텔 펜트하우스 객실에 투숙하며 내부 벽지, 가죽소파, 상판대리석 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해당 호텔을 운영하는 대기업 계열사와의 송사에 휘말렸지만 이듬해 12월 2심에서 이겼다.
연합동아리 ‘깐부’의 활동사진. [서울 남부지검 제공] |
한편 염씨는 2022년 8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헌 미술용품을 판매해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다가 이듬해 1월 기망의 고의가 없었음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이미 2021년 4월 고가의 스피커, 여행가방, 와인 등을 훔친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었다.
이후 염씨의 범행 수위는 점차 높아졌다.2021년 염씨는 연인을 몰래 촬영해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2023년 염씨는 동아리 회원에게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한 내용의 글을 내려달라며 “지인에게 글을 지우라고 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피해자에게 강요한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받았다. 이 판결은 올해 6월 대법원에서 상고기각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여자친구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LSD를 판매, 투약했다. 성관계·알몸 불법촬영물을 빌미로 미성년자 A씨를 협박하기도 했다. 위의 혐의들에 대해서는 유죄 판결이 났지만, 남성들에게 1인당 5~40만원 상당의 돈을 받고 A씨와 집단 성관계를 하도록 한 성매매 알선 등 혐의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됐다. 자동차운전면허증의 주민등록번호를 유성 사인펜으로 변조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염씨는 2021년께 연합동아리 ‘깐부’를 결성한 뒤 2022년 12월부터 마약을 투약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씨는 주로 LSD를 투약했으며 투약 횟수는 15회로 파악됐다. 이후엔 동아리 회원들을 상대로 엑스터시, LSD, 케타민, 필로폰, 합성대마 등 다양한 마약을 17회 정도 판매, 투약하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범죄행위로 염씨는 2023년 한 해에만 12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달 5일 염씨를 마약류관리법위반(향정, 대마), 특수상해, 성폭력처벌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 무고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