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사진은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제가 국가적 위기극복을 위해 여야 영수회담, 대통령이 참여하는 여야정 상설 협의체를 제안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빨리 응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경제위기, 민생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개헌, 기후변화, 인구소멸, 연금개혁 등 국가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지난 7일 비상경제점검회의를 겸해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자신이 공개적으로 제안한 내용에 대해 윤 대통령이 응답해야 한다며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박 직무대행은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상황”이라며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지만 정치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제1야당이자 국회 1당의 원내대표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민생 위기 ▷흔들리는 국가 기강 ▷민주주의 위기 ▷대한민국 정체성 부정 등 크게 4가지로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밝혔다.
그는 “경제와 민생이 위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전쟁, 미중대결 심화 등 글로벌 요인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크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의 원칙없는 재정운용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세수결손이 56.4조 원에 달했다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세수 확충 대신 초부자감세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명에 육박한다”며 “그럼에도 윤 대통령과 정부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국가의 기강이 흔들리고 있다”며 “군 정보사 기밀유출 사건에서 드러나듯이 국가안보는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여기에 세관이 연루된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권력과 연루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대규모 통신사찰이 불거졌고, 국가권익위 공직자는 명품백 사건 종결을 요구하는 상관의 압력에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고 언급했다.
박 직무대행은 “민주주의도 위기다. 언론자유가 탄압받고 공영방송 장악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며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명제는 이 정부 들어 깨진 지 오래다. 대통령 배우자의 주가조작 사건 수사, 명품백 수수사건 수사는 봐주기와 특혜로 점철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근본부터 부정당하고 있다”며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맹목적이고 일방적인 굴종외교를 지속하고, 국내에서는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고 친일사관을 지닌 자들을 요직에 등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 모든 위기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출발한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국민도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며 “지금처럼 거부권 남용하고 ‘똘똘 뭉쳐서 야당과 싸우라’고 지시하면서 갈등과 대립으로 몰고 가서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의회독재를 한다고 하는데,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게 벌써 21회에 임박하고 있다. 이승만을 제외한 역대 최다 거부권 행사”라며 “국회 입법권을 무력화하고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당론 1호로 추진한 ‘채해병 특검법’과 관련해선 “순직 해병의 억울함을 풀고, 외압의 진실을 밝힐 수만 있다면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언급했던 제3자 추천안도 수용할 수 있다”며 “한 대표가 집권여당 대표답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서 특검안을 신속하게 제출하길 바란다”고도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가의 미래를 여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며 “정부와 집권여당이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은 국회 제1야당이자 제1정당으로서 국정운영에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 비록 야당이지만 민주당이라도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중이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