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성북구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이 의료진이 체온을 재고 있다. 대한아동병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아동 환자는 7월 4주차 387명에서 8월 1주차 1080명으로 2.79배 늘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코로나19 여름철 재유행이 심상치 않다. 어린이 환자 수가 늘었고, 입원환자 수도 증가 추세다. 문제는 감염병 등급과 위기 단계가 하향돼 확진자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다는 점이다.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코로나 확진이 계속되자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개학을 앞둔 학부모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1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8월 2주차 들어 1357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병원체 검출률도 8월 1주차 들어 39.2%로, 4주 연속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요 기업이나 사업장은 일단은 ‘주시’만 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올해 5월부터 코로나 위기 단계를 경계에서 ‘관심’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5일 격리 권고였던 확진자 격리 방역지침은 ‘주요 증상 호전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로 완화됐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휴가 시즌이라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많은 수의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방역지침상 휴가 지급이나 재택근무 방침은 없어 일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자리 잡으면서, 공장이나 사무실 폐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8월 말 대유행을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병가 사용이 사라졌지만, 방역 지침이 내려오거나 유행이 커질 조짐이 보이면 휴가 지침을 새롭게 마련할 예정”이라며 “일단은 사내에 마스크 착용 권고 공지를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유행 동향 및 대응 방안’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
이달 말 개학을 앞둔 학교의 고심은 더욱 크다. 아동 환자 수도 최근 2주일 새 2.8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아동병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아동 환자는 7월 4주차 387명에서 8월 1주차 1080명으로 2.79배 늘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 A씨는 “아이가 확진되었는데, 학교에 보내면 민폐가 될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학교에서 대책을 미리 마련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현재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학교에 나가지 않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학생이 등교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발현됐다면 학교에 알려야 한다. 독감 등 다른 감염병과 동일하게 의료진 소견이 있으면 출석도 인정받을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주에 시·도 교육청과 코로나19를 관련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현재 격리 의무는 없지만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집에서 쉬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위험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환자 증가에 따라 코로나 치료제 사용은 급증한 것도, 지난해 여름철을 상회했기 때문이라고 질병청은 진단했다. 질병청은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추가 확보한 치료제를 공급하고,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이를 수 있다는 8월 마지막 주까지는 충분한 치료제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사용량은 6월 4주 1272명분에서 7월 5주 약 4만2000명분으로 33배 늘어났다.
질병청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위기단계 상향 조정 등은 필요하지 않은 단계”라며 “당국에서는 입원 환자 수와 치료제 수요, 공급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