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하고 왔더니 쌍둥이 아기 숨졌다”…아빠 절규, 가자지구의 비극

제왕절개로 쌍둥이를 낳은 엄마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페이스북]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한 아버지가 출생 나흘째인 쌍둥이 아들과 딸에 대한 출생 신고를 하러 관공서에 간 동안, 이스라엘군 공습에 아내와 쌍둥이 자녀 모두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중앙에 있는 데이르 알-발라에 살고 있는 모하메드 아부 알-쿰산은 13일 오전 쌍둥이 자녀의 출생 신고를 하기 위해 관공서를 찾았다.

두 아이의 출생등록증을 받아 돌아오던 알-쿰산은 이웃의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그의 가족이 임시로 살고 있던 집이 폭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 출생한 딸 아이살과 아들 아세르, 그의 아내, 장모가 모두 그 자리에서 숨진 것 또한 확인해야 했다.

약사였던 아내는 제왕절개로 두 아이를 낳은 후 "모든 게 순조롭다", "이건 기적" 등의 말을 하며 쌍둥이의 출산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지인에게 알린 바 있다.

SNS에 공개된 알-쿰산의 모습을 보면, 그는 울부짖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고, 나는 두 아이가 태어난 걸 기뻐할 틈도 없었다", "아내는 이제 막 아이를 낳았다", "제발 내 아내와 아이들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알-쿰산은 두 아이의 출생등록증을 들고 있는 상태였다.

한편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해 10월7일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주민이 4만5명, 부상자가 9만2401명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전쟁 전 가자지구 주민수가 약 220만명이었던 점을 보면 전체 인구의 약 6%가 전쟁으로 죽거나 다친 셈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1만7000명 넘는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10개월여에 걸친 가자지구 작전 중 사망한 이스라엘군은 329명으로 집계됐다.

하가리 수석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라파, 칸유니스 등지에서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하마스의 회복 능력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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