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국회의원, 장마철 호우피해 국가유산 55% 연내 복구 어려워 ‘지적’…예산확보 필요

김승수 국회의원.[김승수 의원실 제공]

[헤럴드경제(대구)=김병진 기자]지난달 최대 130mm 폭우가 내리는 등 짧은 시간에 '물폭탄'이라고 부를 만큼 많은 비가 내리며 국가유산 49건이 직·간접 피해를 본 가운데 훼손된 국가유산의 55%인 27건(55%)이 사업비 부족으로 연내 복구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김승수 국회의원(국민의힘·대구 북구을)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장마철 국가유산 피해 및 조치현황'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집중호우로 인해 40건의 국가유산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9건의 국가유산 주변이 파손돼 국가유산 총 49건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남도가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도 14건, 경기도 6건, 전북도 5건, 서울 3건 등의 순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국가유산 지정등급별로는 국보 3건, 보물 4건, 사적 23건, 천기 9건, 명승 3건, 국민 6건, 등록 1건이 집중호우로 직·간접 피해를 입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국보 안동 봉정사 극락전은 배면 사면과 석축이 붕괴됐고 보물인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석조미륵보살입상 아래쪽 사면이 붕괴됐다.

또 대조사 수각과 명부전이 파손되고,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서울 한양도성은 높이 5m의 성벽과 탐방로 30m가 붕괴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고 국가유산 피해는 매년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41억 600만원이었던 국가유산 긴급보수사업비 예산은 지난해부터 40억 6100만원으로 오히려 감소했고 사업비가 부족해 피해복구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국가유산 풍수해 피해 94건 중 조치가 완료된 건은 72%인 68건이며 나머지 26건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복구조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집중호우 피해 국가유산 복구도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유산 긴급보수사업비 41억원 가운데 35억원이 사용돼 남은 예산은 6억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올해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국가유산 49건 가운데 피해복구가 이뤄지고 있거나 연내 복구가 가능한 국가유산은 45%인 22건에 그쳐 27건은 내년에나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도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로 인해 피해를 본 국가유산 복구에 필요한 4억 2000만원 가운데 당해연도에 설계비와 공사비로 지원된 금액은 사업비가 부족해 1억 3천만 원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집중호우와 태풍 카눈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유산 피해복구비 33억 가운데 당해연도에 지원된 금액은 2억 5000만원에 불과했다.

김승수 의원은 "지난해 피해를 입은 국가유산 복구공사가 올해 시작되면서 장마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예산 80%를 사용한 것만 봐도 예견된 수순"이라며 "사업비 부족으로 피해 복구공사가 제때 시작되지 못하고 차년도에 공사가 시작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매년 예산확보 필요성을 제기하고 증액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집중호우뿐 아니라 지진, 산불 등 자연재해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충분한 예산확보를 통해 복구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고 2차, 3차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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