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지난달 일도, 구직활동도 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청년이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인 75%는 일하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층(15~29세) 중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동월보다 4만2000명 증가한 44만3000명이다.

‘쉬었음’ 청년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를 넘었으며, 같은 달 기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쉬었음’이란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이들을 의미한다.

7월 ‘쉬었음’ 청년은 2013~2017년 20만명대였다. 2018년 30만명을 넘었다. 이후 계속 늘어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에 44만1000명을 기록했다. 2022년 36만1000명으로 줄었지만 지난해(40만2000명)부터 오름세다.

이는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4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000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적었다. 30대는 28만8000명, 50대는 39만4000명이었다.

청년층 인구는 줄어들지만 쉬는 청년은 늘면서 그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년칭 인구 815만명 중 ‘쉬었음’ 청년(44만3000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였다. 7월 기준 가장 많은 규모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MD) 분석 결과 쉬는 청년은 양적으로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일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쉬었음’ 청년(44만3000명) 중 일하기를 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은 33만5000명이었다. 75.6%가 구직 뜻이 없었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나머지 일하기를 원했던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은 이유를 조사해보니 ‘원하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취업을 원했던 ‘쉬었음’ 청년 중 42.9%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이 맞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언급했다.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13.4%),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1.1%) 등이 뒤따랐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총괄은 “(쉬었음 중)정말 쉬는 사람도, 구직을 단념한 이도 있을 수 있다”며 “본인이 원하는 수준의 일자리를 쉽게 가질 수 없는 고용 여건이라 생각하면 구직 활동을 미룰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세계적으로 보면 지난해 15~24세 청년 실업률은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최근 펴낸 ’2024 청년 고용 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13%로 15년 만에 가장 낮았다.

하지만 개선된 수치에도 불구하고 소득에 따른 지역별 격차와 성별 불평등 문제가 있었다고 ILO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도 하지 않고,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NEET) 상태가 전 세계 청년의 20.4%에 이른다고 지적키도 했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전 세계 청년 노동자의 절반 이상은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다”며 “저소득 국가에서의 청년들은 4명 중 3명꼴로 자영업 관련 직종이나 임시직에 종사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