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던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화재로 피해를 본 차량이 옮겨진 채 검게 그을려 있다. 지난 1일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93대가 그을렸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인천의 대단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일각에서는 ‘전기차 포비아’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자동차 업체들은 앞다퉈 배터리 업체를 공개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실제 전기차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전기차 화재건수가 늘고 있다. 또한 비전기차보다도 더 화재·폭발건수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화재, 폭발에 의한 전기차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담보) 사고 건수는 53건으로 전기차 1만대당 0.93대 꼴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비전기차 화재·폭발 사고 건수는 6256대로, 1만대당 사고 건수로 따지면 0.90대였다.
화재·폭발사고 건당 손해액도 전기차는 1314만원, 비전기차는 693만원으로 전기차가 1.9배에 달했다. 앞서 2018∼2022년에 발생한 사고 분석에서는 화재, 폭발에 의한 전기차 자차담보 사고 건수가 29건으로, 전기차 1만대당 0.78대 꼴이었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화재 사고도 잦아졌다.
자차담보는 상대 운전자 없이 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는 동안에 발생한 사고로 인해 자동차에 직접적으로 생긴 손해를 보험가입금액 한도로 보상한다.
지난해까지 5년간 전기차의 전체 자차담보 사고 건수는 6만2266대로 전기차 1만대당 1096대 수준이었다. 역시 1만대당 880대 수준인 비전기차보다 사고 건수가 1.25배 많았다.
전체 사고 건당 손해액도 전기차는 296만원으로 비전기차 178만원보다 1.66배 높았다.
보험개발원은 전기차 사고율이 비전기차보다 높게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평균 주행거리가 길어 사고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라며, 급가속이 가능한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보험료는 내연기관차보다 7%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28%로 가장 많은 삼성화재는 최근 실적설명회(IR)에서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주행거리가 길어서 사고 발생률이 높아 전체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차종"이라며 "내연기관차의 1.4바가량의 보험료를 받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인천 대단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차주들의 자동차 보험사를 상대로 한 자차담보 처리 신청은 7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는 IR에서 자차 처리 신청이 360대 접수됐고, 이에 따른 손해액이 22억원가량 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차후 화재 원인에 대한 책임소재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구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