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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실적 시즌 기간 국내 주요 상장사의 절반은 목표주가가 오르고 절반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변수가 쌓여 불확실성이 큰 최근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사 303곳 중 6월 말 대비 평균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된 곳은 146곳(48.18%)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것은 140곳(46.20%)으로 상향 조정된 상장사 수와 유사했다. 나머지 17곳은 목표주가 변동이 없었다.
목표주가가 가장 크게 오른 곳은 GS건설로, 평균 목표주가가 1만7167원에서 2만3929원으로 39.39% 높아졌다. 매출 비중이 높은 주택사업부의 원가율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타난 데다 주택 시장 반등의 수혜가 클 것으로 점쳐진 영향이다.
HD현대일렉트릭(38.82%), HD현대미포(37.89%), HD한국조선해양(34.29%), HD현대중공업(32.26%) 등 조선·중공업을 중심으로 현대그룹 상장사들에 대한 주가 눈높이가 크게 높아졌다.
반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평균 목표주가가 7만2077원에서 4만8222원으로 33.10% 낮아져 하향 조정폭이 가장 컸다. 이 회사는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데다 가동률도 낮아지면서 2분기에는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페이(-31.54%)를 비롯해 엘앤에프(-25.59%), ISC(-24.95%), 에코프로비엠(-24.18%), 더블유씨피(-23.45%), 나노신소재(-22.73%) 등 전자 장비 관련주에 대한 주가 전망이 어두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24.52%·에프앤가이드 분류 기준), 전기장비(21.22%), 운송인프라(20.03%), 가스(18.96%) 순으로 목표주가 상향 조정폭이 컸다.
이외에 가스(18.96%), 상업서비스(10.76%), 육상운수(10.42%)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카드·간편결제 회사가 포함된 소비자금융은 목표주가가 10.56% 내렸고 인터넷서비스(-8.83%), 도소매(-8.83%), 휴대폰 및 관련 부품(-8.36%), 교육(-7.85%), 미디어(-7.55%) 등의 주가 눈높이도 낮아졌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2분기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53곳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59조5288억원이었는데, 실제 발표치는 이를 4.77% 웃도는 62조3690억원이었다. 추정치 평균을 10% 이상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한 기업이 67개에 달했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시장은 주가 눈높이를 높이는 데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업종별 실적 양극화가 지속, 심화되고 있다는 경계감이 깔려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상장사들이 호실적을 나타내면서 하반기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으나 여전히 반도체·장비 업종 주도이고, 나머지 업종은 오히려 우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올해, 나아가 내년까지도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그 강도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기적으로 통상 실적 성장이 둔화하는 하반기로 접어든다는 점도 마냥 눈높이를 올리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년 대비 올해 가파른 실적 성장이 연초에 빠르게 반영됐고, 하반기부터는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부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 글로벌 증시를 주도해온 인공지능(AI) 테마의 성장 지속성 등 매크로 변수도 산재해있다.
이달 초 '블랙먼데이' 이후 코스피가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세가 추세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빅스텝 기대감에도 실적 시즌 종료 이후 이익 모멘텀이 소멸되고 하반기에는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지수의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 및 종목 위조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