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독성가스 사용 無” 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 만든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 이진희(왼쪽부터), 안진주, 박지훈 박사.[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놀이터 바닥재, 자동차 내장재, 매트리스 등 일상생활에 널리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MDI 제조에 사용되는 독성가스 포스겐을 사용하지 않고도 MDI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진희, 안진주, 박지훈 박사 연구팀은 최근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MDI 제조 촉매와 공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배출과 인체·환경적 유해 요소를 줄여준다. 또한 합성 부산물을 줄여 생산 효율도 높였다.

그동안 폴리우레탄 생산 분야에서는 원료(폴리올, 이소시아네이트) 제조 과정에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어 왔다.

화학연 연구팀은 포스겐 대신 CO₂를 활용한 새로운 MDI 제조 공정과, 팔라듐-이산화티타늄 촉매를 개발해 MDI 생산 효율을 크게 높였다.

연구팀은 반응성이 높은 팔라듐-이산화티타늄 촉매(Pd/TiO₂)를 개발했다. 그리고 반응물질을 한꺼번에 넣지 않고 순차적으로 투입(메탄올 투입 2시간 후 일산화탄소·산소 투입)한 결과 부산물이 줄어듦에 따라, MDC로 바뀌는 전환 효율이 당초 60%에서 95%까지 향상됐다. MDC를 가열하면 메탄올과 MDI로 분리되어 쉽게 MDI를 얻게 된다.

이산화탄소 전환 및 폴리우레탄 원료 물질 제조 모식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또한 이번 연구는 완제품 생산 단계가 아닌 연구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으로 환경 ‘전과정 평가(LCA)’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석유화학 분야는 복잡한 단계별 공정과 부산물 때문에 데이터 수집 및 시뮬레이션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근 환경 규제 추세로 인해 연구 단계부터 환경적 우수성을 검증·개선하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공정별 반응 조건과 결과를 수식화하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결과를 얻어냈다. 이번 평가에서는 주로 기후변화와 인간 신체에 대한 독성 영향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기존 포스겐 사용 공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16.1% 감소, 암을 포함한 인체 독성 영향은 22.8% 감소, 새롭게 개발한 공정의 환경적 우수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2024년 연속공정 개발과 공정 통합화를 시작으로, 2030년 경 파일럿 규모 스케일업 등 실증을 통한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장은 “유해 가스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전환을 통한 폴리우레탄 핵심원료 제조 기술 확보로 향후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화학공학 저널’과 ‘그린화학’에 각각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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