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테크놀로지 직원이 생산된 분리막을 살펴보고 있다. [SKIET 제공] |
최근 연이어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고 나선 가운데 배터리 소재의 방화 성능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는 것과 별개로 배터리의 안전장치인 분리막을 비롯한 배터리 관련 소재 기업도 안전성 강화를 위한 제품·기술 연구개발(R&D)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9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IET는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 5건, 해외 20건의 특허 및 실용신안을 등록했다. 이는 배터리에 사용되는 분리막 등 제품 기술에 관한 것으로 특히 분리막의 경우 고내열, 고강도 제품 채택을 원하는 완성차 업체의 니즈를 반영해 배터리의 안전성 강화와 관련한 지식재산권 확보에 주력했다고 SKIET는 설명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대세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전해질을 타고 오가며 전기를 만드는데, 분리막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나눠 양극 접촉으로 열이 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SKIET는 올해 5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I/E(정보전자) 소재 연구센터를 이관해 왔다. 기술 내재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적시에 개발하고 차세대 제품 선행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SKIET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SKIET는 배터리 발열에도 분리막의 변형이나 수축을 막아주는 세라믹코팅분리막(CCS)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늘어나는 고사양 배터리 수요에 부합하는 고품질 분리막 생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분리막 분야에 재진출한 LG화학도 전기차용 고내열·난연성 분리막을 개발해 생산·판매하고 있다. 분리막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코팅해 안전성을 향상시켰다.
LG화학은 종합 전지소재 기업 도약을 목표로 양극재는 물론 방열접착제와 같은 부가 전지재료 육성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에너지밀도 개선과 함께 안전성 강화 측면을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LX하우시스와 함께 1500℃ 화염에서 20분 이상 견디는 배터리 열폭주 지연 엔지니어링 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열과 압력에 강한 특수 난연 열가소성 복합소재(CFT)로 주로 배터리팩 상·하단 덮개에 쓰여 전기차 화재 발생 시 불길이 퍼지는 것을 효과적으로 늦춘다.
배터리용 기타 소재를 만드는 기업들도 내열성이 뛰어난 소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을 늦출 수 있는 고강성 난연 플라스틱 소재를 선보였다. 폴리프로필렌(PP)에 유리섬유를 적용해 강성을 보완하고 난연성을 개선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난연 플라스틱 소재는 글로벌 안전인증기관 UL솔루션스가 실시한 성능 테스트에서 고온과 충격에 대한 강도를 인정받았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니즈와 시장 변화 등 고객 요청에 따라 다양한 기능의 소재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삼양사도 자체 개발한 바이오매스 기반의 소재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열관리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삼양사는 전기전자·자동차용 컴파운드 제품 개발 및 출시를 주요 연구개발 목표로 세우고 수년째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전기차 열관리 소재는 배터리 모듈과 냉각 패널 사이에 도포돼 배터리의 온도를 관리하는 물질을 말한다. 김은희 기자